[미디어펜=석명 기자] K리그1 9회 우승의 명문 전북 현대가 강등을 피해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다. 서울이랜드를 누르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 경기에서 서울이랜드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뒤지다 후반 티아고, 문선민의 골로 역전했다.
지난 1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도 전북은 2-1로 이긴 바 있다. 이로써 전북은 합계 스코어 4-2로 서울이랜드의 도전을 뿌리치고 창단 첫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 다음 시즌에도 K리그1 무대에서 뛰게 됐다. 전북은 올 시즌 부진 끝에 정규리그 10위에 머물러 승강PO를 치러야 했다.
전북 티아고가 '잔류 확정골'이 된 동점골을 터뜨린 후 스파이더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창단 10주년을 맞아 첫 승격을 노렸던 서울이랜드는 전북의 벽을 넘지 못했다. K리그2에서 3위를 한 서울이랜드는 4위 전남 드래곤즈와 K리그2 PO를 2-2로 비기면서 승강PO에 올랐으나 마지막 관문에서 막혔다.
전북은 티아고, 김진규, 송민규, 전병관, 이영재, 박진섭, 김태현, 김하준, 연제운, 김태환, 김준홍(GK)을 선발로 내세웠다. 서울이랜드는 브루노 실바, 김진신, 몬타뇨, 박창환, 오스마르, 서재민, 박민서, 김오규, 김민규, 채광훈, 문정인(GK)으로 맞섰다.
전북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경기가 진행됐다. 전북은 전병관의 오른쪽 돌파가 위력적이었다. 전반 33분에는 송민규가 때린 슛이 골대를 맞고 나가는 아쉬운 장면도 나왔다.
서울이랜드는 실바, 몬타뇨의 스피드를 앞세워 기회를 엿봤다.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막판 깨졌다.
전반 추가시간 몬타뇨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쇄도해 들어간 실바가 헤더로 마무리해 전북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 골로 서울이랜드는 1, 2차전 합계 2-2 동점을 만들었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전북은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시작 직후 프리킥을 얻었고, 이영재가 찬 슛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후반 4분 전북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김진규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티아고가 머리로 받아 골을 터뜨렸다. 1-1 동점이 됐고, 합계 스코어에서 전북이 다시 3-2로 앞서나갔다. 티아고는 미리 준비해뒀던 스파이더맨 복면을 뒤집어쓰고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다시 골이 필요해진 서울이랜드는 변경준, 백지웅, 이준석, 정재민 등을 교체 투입하며 공세를 끌어올렸다. 전북도 승리를 굳히기 위해 1차전 결승골을 넣었던 전진우와 발군의 스피드를 가진 문선민을 투입했다.
경기가 갈수록 격렬해지면서 선수간 충돌도 나왔다. 후반 42분 전북 김태환과 서울이랜드 이준석이 몸싸움 끝에 격하게 충돌해 동반 퇴장 당했다.
전북 문선민이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로 K리그1 잔류에 쐐기를 박은 후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1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지연된 시간이 많아 11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반드시 만회골이 필요했던 서울이랜드가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뒤가 허전해졌다. 전북이 이런 상대 허점을 노렸고, 추가시간 7분 정도가 흘렀을 때 전북의 쐐기골이 터져나왔다.
역습 상황에서 전진우가 거침없이 드리블 돌파해 들어간 후 박스 안에서 옆에 있던 문선민에게 패스를 내줬다. 문선민이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슛을 쏴 서울이랜드 골문을 허물었다.
전북은 2-1로 역전했고, 합계 스코어가 4-2로 벌어졌다.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전북의 K리그1 잔류가 확정됐다. 서울이랜드의 승격 꿈은 무산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