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 |
노동개혁 핵심을 왜곡하는 강성노조
앞 장에서 “박근혜 정부 노동개악의 핵심”이라는 제목부터 선정적이었다. 쉬운해고, 해고의 공포, 낮은 임금, 재벌만 배불리는... 등등 온갖 파괴적이고 선정적인 문구로 도배를 했다. 여러 가지 통계를 사용했는데 전혀 내용과 상관없는 통계도 나열되어 있고 통계 수치도 상당히 억지스러웠다.
사실이 왜곡되어 거짓으로 도배된 전단지를 들고 인사동까지 가는 동안에도 여기 저기에서 고음의 노래와 함께 확성기에서 나오는 고 옥타프의 쉰 목소리와 열을 지어 주먹을 불끈 쥐고 투쟁하는 모습을 지나치게 되었다. 모처럼 한국을 찾은 중국 친구 부부에서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보여주지 못하고 불만스럽고 시끄러운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참 안 좋았다.
인사동 찻집에서 친구는 가족과 함께 주문한 차, 주변 인테리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필자는 전단지의 내용을 수정해서 나눠주었던 사람들에게 돌려줘 사실을 제대로 전파하라고 이야기 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바로 가방에서 펜을 꺼내 거짓에 대해 줄을 긋고 사실을 적어 보았다.
진실은 제대로 알려야
우선 제목부터 “노동 개악”은 “노동 개혁”으로 “쉬운 해고”는 “쉬운 파업”, “낮은 임금”은 “낮은 생산성”, “노동자 지옥”은 “국민 지옥”, “정부의 거짓말”은 “강성노조의 거짓말”, “정규직 과보호”는 “강성노조 과보호”, “해고가 쉬운 나라”는 “파업이 쉬운 나라”, “세계에서 장기간 노동”을 “세계에서 낮은 생산성”...
가계부채가 높아진 것이 노동개혁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막 통계자료를 갖다 써, 선전선동하는 전단지를 보면서 대한민국 강성 노동조합의 수준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여기 저기 구경을 마치고 중국인 친구부부의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를 함께 타고 가는 동안, 친구는 “저렇게 행동하면 공안(중국 경찰)이 잡아가지 않냐”는 질문에 “저 집단적 행동도 문화활동과 같이 사전에 신고해서 경찰도 뭐라고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집단적 문화행사”라고 질겁하길래,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기 때문에 문화행사”라고 했다. “자유 대한민국이 왜 사회주의같은 집단 체조를 할까” 하는 참 이해 못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아직까지도 그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 같이 사는 길이...
▲ 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성과해고 선제 적용, 사무실 강제폐쇄 등 공무원 노조 탄압 대응 투쟁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중남 공무원노조 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노동탄압과 노동개혁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 예측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거둬 간만에 반가운 소식으로 들려왔다. 그동안 애플과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업체 사이에서 고전했던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삼성페이라는 독보적인 기술을 선보여 시장에서 적어도 향후 2년간은 그 분야에서는 독점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아직도 삼성페이를 경험하지 못한 많은 국민들은 결제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광고나 언론에서 볼 때마다 구미가 당기고 빨리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할 것 같았다. 결국 삼성전자가 또 한번 시장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적자가 아닌 단 1원이라고 영업이익이 나면 회사도 좋고 소속 근로자들도 행복하다. 그런데 7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이익이 1년도 아니고 한 분기에서 올렸으니 삼성전자 사원들은 연말 성과금, 내년 연봉 인상 등 희망을 꿈꾸게 되었다. 또한 더 많은 R&D(연구개발)를 하기 위해서 투자와 신규채용이 이뤄질 것이다.
그런데 만약 삼성전자가 법을 위반해 가면서 자신들의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불법파업을 하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경쟁 애플과 멀어지고 추격해 오는 후발주자에서 시장을 내주어 오히려 기업 생존까지 위협받을 것이다.
근로윤리를 지키고 생산성을 높여야
그래서 강성노조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 뿐이다.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데 30시간이 걸리는 생산성을 가지고 20시간 내에서 1 대를 생산하는 생산성을 가진 근로자와 무슨 경쟁이 되겠는가? 정말 강성노조가 저런 전단지를 나누는 일을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생산성을 어떻게 하면 높일 것인가를 연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근로 윤리를 준수하면 된다. 라인이 돌아가는 동안 책임감과 집중력을 가지고 일을 하면 된다. 교대시간 되기 전에 작업장에서 손을 놓는 일을 하면 안 된다.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파업을 통해 해결하려는 불법성을 버려야 한다. 법을 정한 테두리에서 얼마든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임금을 체불한다던지, 채용규칙을 설명하지 않은 채 계약도 하지 않고 근로를 지시한다던지, 남은 휴가를 못 쓰게 강압한다던지 등 법치에 어긋나는 경영활동을 하는 사용주도 봐주는 것 없이 제대로 벌을 줘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절망적인 것은 아마 일을 할 능력이 되는데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대표적인 것이 청년실업이고, 퇴직자실업일 것이다. 하지만 쉽고 편한 일자리만 원하는 마음도 문제지만 후진적인 근로윤리를 가지고 대충대충 일을 하겠다는 정신이 더 문제가 아닌지 모르겠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