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그린웰산업이 전남 순천시 일대 공급하는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의 분양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찻길 소음으로 인한 공해는 물론 분양가 측면에서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인근에 기분양한 ‘순천그랜드파크자이’를 택하는 게 낫다는 수요자들의 의견도 제기된다.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은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단지 남측 및 서측 전라선 철도시설물이 위치해 이에 따른 소음·진동 및 분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사진=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입주자모집공고문 갈무리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은 오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3일 1순위, 24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일은 31일, 계약일은 내년 1월 13~15일이다. 시행사는 그린웰산업, 시공사는 지에이건설·그린웰건설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0층, 8개 동, 총 47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59㎡ 62가구 △76㎡ 38가구 △84㎡A 140가구 △84㎡B 141가구 △112㎡ 94가구다.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의 서측에는 경전선, 전라선이 지나는 순천역이 위치해 있다. 서측부터 남측까지 철로가 지나다 보니 이로 인한 소음이 예상된다.
실제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입주자모집공고문에도 ‘본 아파트는 단지 남측 및 서측 전라선 철도시설물이 위치해 이에 따른 소음·진동 및 분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단지와 철로 간 간격은 직선거리 기준 약 150m에 불과해 소음에 예민한 입주민이라면 이로 인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커뮤니티 한 누리꾼은 "바로 앞에 순천역이 있어 밤낮으로 철길 소음이 있을 것"이라며 "인근 단지인 '연향송보파인빌아파트'에서도 민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A씨는 "기존에 선로가 가장 가까운 단지는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북측 뒤편에 위치한 연향송보파인빌아파트였다"며 "해당 단지는 선로와 다소 거리가 있어 이로 인한 소음 피해 사례 등은 확인되지 않았는데,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의 경우 지리적으로 선로가 가까워 실제 소음 영향 등은 입주 후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분양관계자는 “철도시설물로 인한 소음·분진 등 경우 입주자모집공고상 유의사항으로 기재했다”며 “신대지구에 위치한 ‘신대중흥S클래스9차아파트’, ‘신대중흥S클래스1차아파트’를 비롯해 오천지구 ‘순천오천에코신도시호반베르디움’, 가곡동 일대 ‘e편한세상순천어반타워’ 등 단지들은 철도와 거리가 40m에 불과한데도 순천 내에서 시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환경 또한 구도심인 만큼 도보 통행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이에 따른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자녀가 있는 학부모 수요자라면 통학 환경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입주예정자들의 자녀는 순천이수초등학교로 배치된다. 이수초까지 도보 통학 환경을 살핀 결과, 순천한국병원 인근부터는 도보로 통행 가능한 길이 없어 270m가량을 차도와 보도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를 통해 이동해야 했다. 자녀를 매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순천 지에이그린웰 분양관계자는 “이수초는 단지에서 620m가량으로 도보상 10분 정도 거리”라며 “단지 북측 비상차량출입구를 이용하면 뒤편 연향송보파인빌아파트 앞 이면도로를 통해 통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 거주하시는 분들은 대로변보다 이면도로를 이용하는 게 더 안전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부연했다.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평면별 분양가./사진=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입주자모집공고문 갈무리
◆ '국평' 84㎡ 옵션 포함 최고 5억 원 중반대…"자이 등 대안 있어"
분양가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요인 등을 감안하더라도 인근 시세 대비 높다는 평가다. 특히 발코니 확장비 포함 유상옵션 비용이 최소 4900만 원대에서 최대 1억 원을 넘어 수분양자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분양가는 △59㎡ 3억260만~3억3380만 원 △76㎡ 3억8800만~4억1900만 원 △84㎡A 4억890만~4억5110만 원 △84㎡B 4억1730만~4억6030만 원 △112㎡ 5억4410만~6억1690만 원으로 책정됐다.
타입별 유상옵션 총액은 △59㎡ 4958만 원 △76㎡ 6152만 원 △84㎡A 7799만 원 △84㎡B 7825만 원 △112㎡ 1억420만 원이다. 타입별 최고가 기준 유상옵션을 포함한 분양가는 △59㎡ 3억8338만 원 △76㎡ 4억8052만 원 △84㎡A 5억2909만 원 △84㎡B 5억3855만 원 △112㎡ 7억2110만 원으로 84㎡가 B타입 기준 5억4000만 원에 육박하게 된다.
인근 시세를 살피면 단지 바로 북측에 맞닿아 있는 연향송보파인빌아파트(2015년 준공) 84㎡(12층)가 지난달 3억25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북측에 위치해 올해 6월 준공된 신축 아파트인 '순천오네뜨센트럴' 84㎡(12층) 분양권은 지난 9월 4억4272만 원에 거래됐다.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84㎡B 옵션 포함 최고분양가와 비교하면 1억~2억 원가량 차이다.
부동산 커뮤니티 한 누리꾼은 "분양가만 봤을 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발코니 확장비로 장난을 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유상옵션 비중을 늘려 눈속임을 하는 이른바 ‘옵션 장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분양가와 브랜드 인지도, 시공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등을 고려하면 인근 순천풍덕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에 들어서는 ‘순천그랜드파크자이’ 분양권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GS건설이 지난 6월 분양한 순천그랜드파크자이는 당시 689가구 모집에 8366명이 몰려 평균 12.14대 1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청약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순천그랜드파크자이 84㎡(20층) 분양권은 지난달 5억4487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유상옵션을 포함한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GS건설은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6위에 랭크된 대형 건설사로 주택 브랜드 ‘자이(Xi)’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시공사 지에이건설과 그린웰건설은 모두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밖에 위치해 있다.
시공사 및 브랜드 인지도는 향후 가치 평가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비슷한 금액이라면 GS건설의 순천그랜드파크자이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입지 또한 순천그랜드파크자이가 들어서는 순천풍덕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이 향후 신도시급으로 개발될 예정인 만큼 비교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커뮤니티 한 누리꾼은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분양가가) 이 가격이면 순천그랜드파크자이나 '트리마제순천'이 승자인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는 근처에 있는 순천오네뜨센트럴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입지만 놓고 보면 순천그랜드파크자이가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순천그랜드파크자이는 단지 주변이 전부 도시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이 됐고 순천만국가정원이 앞에 있어 오천지구와 맞물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이어 "순천그랜드파크자이는 신대지구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어 여수국가산업단지 등에서 출퇴근하기에도 훨씬 용이하다"며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과 비교하면 입지나 브랜드 면에서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분양관계자는 “순천그랜드파크자이는 분양이 거의 완료돼 저층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고 지난 상반기 오픈해 이슈도 되지 않는다”며 “발코니 확장비를 제외한 3.3㎡당 분양가만 놓고 보면 순천그랜드파크자이가 1510만 원인 반면 저희는 1340만 원으로 더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신축 아파트라는 점과 조망권은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의 강점으로 꼽혔다.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은) 순천역 역세권에 위치하고 연향동 일대 생활권을 누릴 수 있고 인근에 노후 아파트들이 많아 신축 아파트를 원하는 대기 수요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며 "지대도 높은 편이고 단지 전면에 높은 건물이 없어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