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탄핵정국으로 인해 방산업계가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방산 수출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데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산 업계 내에서는 정치 불안 장기화 시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신규 수출 건에 대해서는 영향 불가피
16일 업계에 따르면 방산업체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탄핵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까지 최대 180일이 소요되면서 정치적 혼란이 길어질 수 있어서다.
일단 방산업체들은 수출 계약을 체결한 국가에 탄핵정국과 수출 진행 상황과는 관계가 없다고 전달하면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또 이미 협상이 상당히 진행된 수출 계약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향후 신규 수출에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산 계약의 경우 정부 간 계약을 진행되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수다. 통상 정부와 원팀을 구성해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에게 협력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정상외교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규 수출 계약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는 실정이다. 특히 신규 방산 수출 시에는 정부에서 정책 금융 등을 지원하는 만큼 탄핵정국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과 같이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상태에서는 계약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지원 공백이 장기화된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에 문제없다는 점 적극 알려야”
내년에도 국내 방산업체들은 수출 확대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정부 역시 방산을 수출 주력 사업으로 정하고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올해 수출 목표를 사상 최대치인 200억 달러까지 설정했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로 유럽에서는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K-방산과의 경쟁에 나섰다. 독일 라인메탈은 헝가리에 전차 생산기지를 건설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장갑차 생산에 들어갔다. 폴란드도 1조 원을 투입해 탄약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K-방산이 탄핵정국으로 주춤하는 사이 경쟁국에서는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K-방산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국내 방산업체들의 기술력이나 빠른 납기, 가격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입증한 상태다. 이에 탄핵정국이 신속하게 안정화되고 수출 계약 시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인식시켜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도 대통령, 국방부 장관의 빈자리를 방위사업청,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업체들은 수출 협상을 이어가면서 향후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거나 대책위원회 등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