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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독3사 체제 '붕괴'…내년엔 더욱 불붙는다

2024-12-23 15:46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 3사(BMW·벤츠·아우디)'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시장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3위 자리를 지키던 아우디의 판매량이 올해 크게 줄어들면서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판도가 그려지고 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따르면 BMW와 벤츠는 올해도 변함없이 수입차 시장 1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벤츠가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BMW가 벤츠를 꺾고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에는 BMW가 7만7395대를 팔아 근소한 차이로 벤츠(7만6697대)를 앞섰다. 3위 자리는 전년 대비 2배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테슬라가 차지할 전망이다.

BMW가 2년 연속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왕좌에 오를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양사는 신차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 탄탄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BMW는 고성능 모델과 전기차 라인업 확장을 확장하면서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쳤다. 벤츠는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고급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올해 1∼11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 순위는 BMW 6만7250대, 벤츠 5만9561대, 테슬라 2만8498대, 볼보 1만3603대, 렉서스 1만2849대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3위 경쟁은 상황이 다르다. 테슬라와 볼보의 판매량 차이가 거의 1만5000대에 육박한 만큼 테슬라가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수퍼차저./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입차 3위 자리를 지켜온 아우디는 올해 급격한 판매량 저하로 3위 자리를 내놨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 대수는 8386대로 전년 동기(1만6650대) 49.6% 급감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면서 순위는 7위까지 내려앉았다. 신차 부재, 브랜드 이미지 관리 부진 등이 아우디의 판매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아우디의 부진으로 수입차 3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는 테슬라와 볼보다. 볼보는 '안전한 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꾸준히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3위인 아우디에 800여 대 뒤처져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7월 고객 인도를 목표로 했던' EX30'의 출시가 미뤄지면서 전년 대비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어 2년 연속 4위에 머무를 전망이다.

반면 2017년 국내에 진출한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으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내수 침체 등 불리한 상황에서도 연간 신규 등록 대수 2만 대를 넘겼고, 신규 등록 3만 대 고지를 넘보고 있다. 1~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테슬라는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기아(3만4384대)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인 현대차(2만8463대)와는 단 35대 차이다.

올해 테슬라의 판매량은 모델3(1만319대)와 모델Y(1만7671대)가 견인했다. 각각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국내 출시된 모델이다. 테슬라의 약진은 가격을 낮춘 중국산 모델을 들여온 덕분이다. 모델Y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모델이다.

수입차 시장의 3위 경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비야디(BYD), 지커(ZEEKR) 등 중국 브랜드들은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어 한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중국 브랜드의 진출은 수입차 시장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중요한 변수"라면서 "지금은 테슬라와 볼보가 아우디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지만 또 다른 새로운 주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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