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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트럼프 2기 대응 ‘척척’…“방산 기회 잡는다”

2024-12-24 15:03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그룹이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대비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를 완료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국방부 출신 인사를 영입하면서 대응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인연이 있는 김승연 회장도 힘을 보탠다. 한화그룹은 이런 대응을 통해 방산 부문에서 미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사진=한화 제공



◆ MRO 넘어 함정까지 건조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들여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를 완료했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를 북미 생산 거점으로 삼아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내에서는 필리 조선소 인수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라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의 조선업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는데 미국 내 조선소를 운영하게 되면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의 MRO(유지·보수·운영) 사업을 수주하면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8월 군수지원함에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 MRO 사업을 수주했다. 

트럼프 2기 출범 후에는 MRO 사업 수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필리 조선소 인수를 계기로 함정 건조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내에서 선박법이 발의됐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최근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 4명은 일명 ‘선박법’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미국 선적 상선이 80척인데 이를 10년 내 250척으로 확대해 전략상선단을 운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선박 건조 능력이 우수한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수주 기회를 늘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높다. 

또 외국 기업이 미국 내 조선소, 기자재 업체, 강재 제작 시설 등에 투자할 경우 금융 및 고용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할 당시에는 의문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 2기에 대응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MRO는 물론 상성, 함정까지 협력 관계를 점차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 제공



◆미국 국방부 출신 CEO에 김승연 회장도 ‘지원사격’

미국 국방부 출신 CEO(최고경영자)를 선임하면서 방산 부문에서 미국 진출도 노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마이클 쿨터 전 ‘레오나르도 DRS’ 글로벌법인 사장을 해외사업총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론 한화그룹의 글로벌 방산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특히 쿨터 대표는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수석 부차관보 등 정부 핵심 보직을 수행했다. 또 해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합동참모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쿨터 대표는 이 같은 경력을 살려 한화 방산 부문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통해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으로 장전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량하고, 진동과 소음도 줄여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힘을 보탠다. 김 회장은 올해 11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으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네트워크도 풍부한 만큼 방산 부문의 미국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방산 기업이 외국인 대표를 선임한 것은 이례적인데 이는 트럼프 2기 대응과 동시에 미국 진출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김승연 회장도 재계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는 만큼 미국 진출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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