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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블랙아웃 사태, ‘과도한 수수료’ 개선될까

2024-12-24 15:25 | 이미미 차장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 업계와 유료 방송사 간 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로 해를 넘길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측과 CJ온스타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방송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 예고 관련 의견서를 지난 22일 밤 제출했다. 다만 양측의 입장은 기존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방송학회는 지난 2월29일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의 역무 구분과 홈쇼핑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토론최를 개최했다./사진=한국방송학회 제공



앞서 CJ온스타일은 지난달 1일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 3곳에 송출 중단을 예고했고, 이달 1일 자정부터  ‘블랙아웃(송출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케이블TV 중 한 곳은 방송 송출 중단을 정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소송전으로까지 번졌다. 

주부 부처인 과기부는 이와 관련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과기부는 양측 모두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준수’ 등 방송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채널 재허가·승인 시 부과된 재허가 조건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호황이 끝난 후 TV 시청률 급감으로 TV홈쇼핑과 케이블TV 업계 모두 상황이 어려워졌다. 시대적 변화에 따른 생존위기를 논하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송출수수료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케이블TV 측은 콘텐츠 거래 대가 조정과 수신료 인상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

반면 CJ온스타일 뿐만 아니라 TV홈쇼핑 업계는 모바일 중심의 ‘탈TV’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갈등의 중심이 ‘송출 수수료 조정‘에 가까웠다면, 현재 TV홈쇼핑 업계에서는 유료방송 채널을 미래 지속가능한 수익창구로 볼 것인가 자체가 화두인 셈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의 방송 매출은 총 2조7290억 원으로 전년(2조8998억 원) 대비 5.9%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년(5026억 원)보다 32.9% 줄어든 3270억 원이다. 

홈쇼핑 산업의 시초인 미국도 온라인 판매의 급성장에 따라 전통채널에 속하는 홈쇼핑은 약화되는 추세다.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TV홈쇼핑 시장 규모는 약 100억 달러로 추정된다. 2003년 기준 미국의 TV홈쇼핑 시장 규모가 1500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미국 주요 홈쇼핑 채널  QVC의 2022년 전체 판매량 중 58%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졌다. 전년 대비 비해 9%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국내 TV홈쇼핑 업체들이 유선방송사업자(SO)에 낸 송출수수료 규모는 2014년 1조374억 원에서 지난해 1조9375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방송 매출액의 71%가 송출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업체 간 이익 다툼이라기보다 시대적 변화에 수반되는 진통 차원에서 해석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며 “정부 중재안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블랙아웃 사태를 예로 들며 “시장에서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하지만 영리가 목적인 사업자들은 자제가 쉽지 않다 보니 자꾸 선을 넘고 분쟁을 일으키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일에는 정부가 개입해서 일정 부분 조정(규제)을 안하면 상당한 문제가 생긴다”며 “정부가 나설 때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역할을 해서 (국민에게)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라며 “유선방송사업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홈쇼핑 업체들이 기부단체도 아니고 언제까지나 부담이 큰 송출수수료를 감당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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