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전선 기업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도 초고압 전선과 같이 특화한 경쟁력을 앞세워 북미 시장 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Value-up Day)' 행사에서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LS전선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들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전력산업 보조금 축소 가능성을 비롯해 보호무역 통상정책에 따른 미국 시장 내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보지만, 전선 업계 만큼은 예외로 보는 분위기다.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수요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데 반해 노후 전력망이 40% 차지하고 있어 교체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전력 수요가 지난해 8TWh에서 2030년까지 652TWh로 8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력망 절반 이상은 교체 시기인 40년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전력 수요 증가는 변함 없는 사실이라, 노후 전력망 교체 및 신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LS전선과 대한전선 수주 잔고만 보더라도 전선 업황이 메가트렌드에 오른 것을 실감할 수 있다. LS전선의 올해 3분기까지 수주 잔고는 5조70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3677억 원) 대비 30% 증가했다.
대한전선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43% 증가한 2조3258억 원 수주 잔고를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북미 시장을 비롯해 유럽 시장까지 집중 공략에 나서면서 수주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LS전선은 현지 전력 인프라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현지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케이블을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손에 꼽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지난 7월 약 1조 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 공장은 세계 최고인 200m 높이의 전력 케이블 생산 타워가 설치된다.
일각에서 우려 중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 축소와 관련해 전선 업계가 받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지난 9월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트럼프 당선 후 IRA 전면 백지화가 돼도 LS전선이 미국에서 진행중인 투자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