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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유치원 유아교육 현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2015-10-15 16:06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십년 전 유치원 현실과 지금 실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정부의 무상보육, 무상교육 표방과 이에 따른 공립유치원의 신증설로 인해 ‘수요에 대한 공급과잉’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전국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8000여 개소는 지역별 유치원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유치원 충원율의 격차가 크다. 교육부 교육청의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공립유치원 4000여 개소는 충원율과 상관없이 원의 존폐나 교사의 고용을 염려할 필요 없다.

문제의 초점은 사립유치원이다. 유아교육이라는 교육서비스 시장에 정부가 개입함으로써 사립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택 유인이 왜곡된다. 사립유치원이 여럿 있는 곳에 버젓이 공립유치원이 들어와 자연발생적인 수요-공급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의 발단은 저출산에 대한 고정된 편견으로부터 출발한다. 현 박근혜 정부, 정치인, 교육공무원들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돈이 없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이고, “무상교육 무상보육을 하면 아이를 더 낳을 것이고 이에 따라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간과하는 설계주의자의 사고다. 출산율이 낮아진 진짜 이유는 전적으로 젊은 신혼부부 등 각 개인의 선택 때문이다. 자식양육에 대한 가치 판단이 다양해졌고, 굳이 자식을 여럿 낳지 않더라도 다른 가치를 선택할 폭이 커졌다.

   
▲ 유치원 유아교육의 문제…공사립 ‘역차별’과 유아교육 ‘하향평준화’가 문제의 본질이다.

사태의 두 번째 발단은 교육 분야의 복지수요 증가와 이에 대응한 정치인들의 공약 경쟁이다. 외식과 자가용, 여행과 쇼핑에 돈을 써도 교육은 공짜가 좋다는 국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자식 교육에 돈들이기 싫다는 부모들이다. 무상교육을 원하는 국민들이 점차 많아짐에 따라 대통령,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교육감 너나 할 것 없이 “무엇무엇을 더 해드리겠습니다”라는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있다. 공립유치원 신증설 등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확대는 그 일환이다.

부조리해진 유치원 유아교육

현실은 금세 변한다. 정부의 유치원 공교육화(공립유치원 신증설, 무상보육)로 인해 유아교육 실정은 부조리해진다. 재정지원 유아교육예산 유아 1인당 연간 금액에서 공립유치원은 1030만 원, 사립유치원은 259만 원이다. 사립보다 공립을 다니는 원아들이 4배에 가까운 교육지원 혜택을 받는 것이다.

무상보육이 옳다고 하자. 재정지원에 있어서 사립유치원은 공립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 이는 공립 및 민간 어린이집 상황과도 형평성이라는 점에서 비교된다. 어린이집은 민간이나 공립 모두 정부로부터 동일한 지원을 받는다.

누리과정의 실태는 심각하다. 공장형 ‘찍어내기’ 교육이 만연함으로써 사립유치원들 ‘교육의 질’의 하향 평준화가 지속되고 있다. 공립유치원의 비효율성은 더하다. 단설 및 병설 신증설로 인해 원장, 원감 등의 교육공무원 자리가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시설에 대한 과잉투자, 과다 교육비용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유치원 교사의 인건비를 연간 얼마씩은 올리라면서 부모들로부터 받는 유치원비는 상한제를 실시한다. 교사 지망생들은 공립유치원으로 몰려간다. 교육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다. 앞뒤로 모두 막혀 점차 메말라가는 사립유치원이다. 정부의 공교육화 확대 제도에 포섭된 모양새다.

사립유치원, 어떻게 가야 하나

순환보직으로 돌려가며 일하는 공무원, 선거를 마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치인은 한둘이 아니다. 민간의 입장에서 공무원과 정치인은 믿을만한 부류가 아니다. 현재 유치원이 처한 문제의 전제는 무상교육이다. 이를 배제할 수 없다. 현 상황에서는 고정된 조건으로 봐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공립 사립유치원에 대한 역차별과 유아교육의 하향평준화다. 모든 일에는 돈이 들어간다. 비용을 누가 내나, 그에 대한 지원을 달리 하고 있나 등이 문제의 초점이다.

누리과정 무상보육을 실시하면서 원아 1인당 월 지원액을 매해 늘려주겠다고 공언했던 교육부다. 하지만 월 지원액은 3년째 계속 그대로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인 셈이다. 공무원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 약속을 지키지 않는 행태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이 필요하다.

   
▲ 교육 분야의 복지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 무상교육, 무상보육을 원하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사진은. 유치원 교육운영 관련 개선사항에 대한 경기도 성남시 학부모들이 설문조사 결과다. 유치원을 더 저렴하게 다니게 하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바램이 응답자의 80%를 넘고 있다.

경쟁은 필연이다. 이를 피할 순 없다. 원아모집이든 교육의 질이든 교사 운용든 부모와 아이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은 공립과 사립유치원 모두 각오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노예로서의 삶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자유와 권리가 예속되어 있는 현재의 유치원 제도 하에서 민간 유치원들은 신음하고 있다. 개인의 의지와 집단의 힘을 함께 보여야 한다.

사립유치원의 위기, 해결책은 다른 데에 있지 않다. 꼼수가 아니라 정면돌파다. 열과 성의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부모들에게 호소하자. 그리고 알리자. 정치인과 법제도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은 정치/교육 수요자인 학부모뿐이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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