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한겨레 신문 “광고는 광고 기사는 기사”. 경향신문 “논조와 반대되는 광고 실으면 신문 모양새 우스워 진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비슷한 논조를 유지하던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교육부 국정교과서 홍보 광고게재에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한겨레는 19일자 1면에 ‘일본 시민사회, 한국 국정화 반대 성명’에 이어 5·6·8면에 걸쳐 관련기사를, 31면에는 “‘국사학자 90%가 좌파'라는 김무성 대표의 망언’"이라는 사설을 실었다. 이날 자 한겨레의 1면 하단 광고는 보란듯이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의견광고였다.
▲ 한겨레 19일자 1면. |
23개 매체 중 15~19일자 지면 기준 경향신문을 제외한 모든 매체가 교육부 광고를 실었다. 교육부 광고단가는 매체당 27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한겨레 광고국 관계자는 “광고국 입장에서는 (보수)정권이 한겨레를 배제하는 것 아니냐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해왔는데 (교육부의) 광고를 빼면 그 명분이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집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광고는 광고이고 기사는 기사”라며 “정부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집행하는 광고도 싣지 못하는 신문이라면 여러 가지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겠느냐고 내부적으로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광고국 관계자는 “상황과 도저히 안 맞는 것 같았다”며 “(논조와) 반대되는 광고를 실으면 신문 모양새도 우습고 해서 이번 건은 안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편집국의 반발도 있었고,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강했다”며 이유를 밝혔다.
어느 쪽 입장에 더 공감이 가는가? '광고는 광고고 기사는 기사일 뿐'이라고? 이건 아니다. 광고도 정보이자 기사 못지않게 독자들에게는 영향력이 있다. 더구나 정부 부처에서 하는 광고는 대국민 홍보다. 대국민홍보를 연일 비판하고 더구나 광고가 게재된 날짜 신문에 몇 개면에 걸쳐서 비판기사를 실었다.
지금껏 언론광고는 상도의적 측면에서 비판 기사가 나갈 땐 연관 광고를 시기 조절을 하든지 아니면 최악의 경우 비판기사가 없는 지면에 배치해 온 것이 통례다. 이건 어쩌면 보기에 따라서는 ‘지면 사고’라고도 볼 수 있다.
한겨레 독자들과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진보 성향의 진영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볼지 자못 궁금해진다. 또 연일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해 온 한겨레의 취재진과 편집방침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할까. 편집국에서도 “광고는 광고고 기사는 기사라고”답할까? 내일자 한겨레신문의 입장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