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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도박장 '정킷방'...80대 기업인부터 스포츠인까지 수사선상에 올라

2015-10-19 16:22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국내 폭력조직원들이 외국 카지노룸을 빌려 한국인에게 도박을 시켜주는 '정킷(junket)방'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19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올해 6월부터 4개월여 동안 정킷방 운영업자와 브로커 9명을 도박장소개설 등 협의로 구속기소했다.

   
▲ 국내 폭력조직원들이 외국 카지노룸을 빌려 한국인에게 도박을 시켜주는 '정킷(junket)방'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사진=YTN캡쳐

정킷방은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마카오뿐만 아니라 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까지 동남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폭들은 '학동파', '영산포파', '광주송정리파' 등 계파가 서로 다르지만 지분을 함께 투자하며 한국인 도박꾼들을 끌어들였다. 기업화한 조폭이 외국으로 사업 무대를 확장한 셈이다.

지난 6월 원정도박 브로커 문모씨와 이모씨가 붙잡히면서 조폭들의 해외진출 사계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문씨 등은 필리핀 솔레오호텔과 캄보디아 라스베이거스선호텔 등지의 카지노에 원정도박꾼을 유치해주고 수수료를 챙겼다. 현지에서 차량과 롤링칩을 제공하고 국내에서 도박자금을 상환받는 식이었다. 페소나 홍콩달러 대신 한국에서 원화로 빚을 돌려받으면서 환차익도 챙겼다.

원정도박자 유치는 물론 외상으로 판을 벌였다가 잃은 돈을 나중에 돌려받는 데도 조폭이 제격이었다. 필리핀 정킷방에 '서방파' 고문 정모(65)씨와 '영산포파' 조직원 김모(52)씨, 캄보디아 카지노에 '영등포중앙파' 고문 정모(51)씨가 뛰어들었다.

경찰은에 따르면 정킷방에 뛰어든 사람들은 80대 중견 기업인부터 프로야구 선수까지 확산됐다.

실제로 검찰은 경기 광주시의 K골프장 소유주 맹모(87)씨와 울산의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를 지난주 상습도박 혐의로 소환조사했다. 주로 마카오에서 200억원 안팎의 도박판을 벌인 문씨에 대해서는 이르면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수십억원대 도박 혐의를 받는 맹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베트남에도 한국인 고객을 유치하는 정킷방이 여러 곳 영업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맹씨에게 도박을 알선한 브로커를 추적하는 한편 또다른 브로커 신모(50)씨에 대해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구속 여부는 20일 결정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도 또다른 브로커들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을 비롯한 고객을 마카오 정킷방에 유치한 정황을 살펴보고 있어 도박 스캔들은 당분간 계속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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