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기자]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는 민간 금융시장이 발달하고 상업금융기관들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정책금융의 역할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정책금융,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토론회를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710호에서 개최했다.
과거 경제개발과정에서 정책금융은 산업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경제성장에 일정부분 기여했다. 하지만 현재 정책금융기관과 상업기간관의 업무가 중첩되는가 하면, 새롭게 신설된 정책금융기관들 상호간에도 기능이 중복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시장에서 정리되어야 할 기업들에게도 정책자금이 유입되면서 금융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금융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바른사회가 주최한 토론회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한국 정책금융은 아직 개발연대 체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비효율적인 정책금융 체계로 오히려 경제활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중복된 정책금융기관 간의 통폐합 필요하다”면서 산업은행 등은 민영화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사회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맡은 가운데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가 발표했다. 패널로는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현석 자본시장연구원 대외금융협력센터장, 조대형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 등이 참석하여 토론을 벌였다.
▲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는 민간 금융시장이 발달하고 상업금융기관들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정책금융의 역할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정책금융,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토론회를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710호에서 개최했다. 사진은 토론회 전경. /사진=바른사회시민회의 |
발제자로 나선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한국은 정책금융(대출+보증)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면서 “이는 개발연대식의 정책금융체계를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분야별 정책금융 현황과 문제점으로 오 교수는 기관 간 역할 중복 및 좀비기업의 증가, 장기보증증가로 인한 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을 꼽았다. 그 세부내역은 아래와 같다.
① 기관 간 정책금융역할 중복 - 수출산업육성[산업은행-수출입은행], 수출입지원[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중소기업지원[분야별 全기관], 신용보증업무[신보-기보] 등. ② 개발금융(主 산업은행 공급) ③ 수출금융(主 수출입은행 공급) ④ 중소기업금융 ⑤ 신용보증 |
오 교수는 정책금융의 구조조정 방향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당면한 조선업의 부실 정리가 시급하다”면서 “중복금융 기관 간 역할 재정립 및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수출금융 통합, 무역보험공사와의 통합 재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오 교수는 산업은행 민영화에 관해 “인수합병·구조조정 부문과 KDB대우증권을 통합해 민간 투자은행으로 재탄생시키고, 나머지 상업은행 업무는 그대로 떼어내 완전한 상업은행으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교수는 정책금융 체계와 방향 재설정에 있어서 “과거 양적 융자중심에서 질적 투융자 복합형(기술연구개발, 벤처창업지원 등)으로 방향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이어 정부의 정책자금은 기초적 지원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자금 지원과 운영을 분리해, 운영인 민간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고, 정부지원이 초래하기 쉬운 안정적인 자금지원보다 모험자본을 유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