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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
YTN이 한일 위안부 협상 보도에서 또 사고를 쳤다. 작년 11월에도 ‘민중총궐기’를 폭력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이란 양비론으로 물 타기하더니 위안부 협상 이슈에서는 아예 더민주와 좌파단체의 스피커 역할을 담당했다.
미디어내일이 1월1일부터 14일까지 YTN이 뉴스로 보도한 것을 분석해 보니 약 100건의 기사 중에서 정부 입장을 전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부 더민주와 정대협, 민변과 같은 단체들의 정부 반대, 공격형 기사였던 점이 드러났다. 공기업이 주식의 절반을 갖고 있는 공적 언론사가 역대 정부가 손대기 꺼려했던 위안부 난제 해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현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다 못해 야당과 좌파단체의 언행을 빌어 공격에 가담한 꼴이다.
더욱이 비겁한 공영방송사들이 흔히 좋아하는 기계적 균형마저 갖추지 못했다. 불만족스럽지만 정부가 어렵게 한 협상결과이니만큼 지지의 목소리를 내는 단체와 여당 쪽 인사들도 존재하건만, 그들의 목소리는 일체 보도되지 않았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야권 편에 서서 정부를 공격하고 야당 정치인을 띄우는 보도는 약 1년 전만 해도 YTN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 것은 단 하나 뿐이다. 사장이 조준희씨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자칭 경영전문가, YTN 해결사를 자처한 조 사장이 온 뒤로 YTN은 어떻게 바뀌었나?
우선 보도가 180도 바뀌는 수준으로 변했다. 민감한 이슈는 기계적인 양비론, 양시론을 취한다. 그러나 그것도 ‘위장’이다. 결코 양비론으론 말할 수 없는 민중총궐기와 같은 이슈를 폭력 시위대도 잘못, 경찰도 잘못이란 구도로 보도해 결과적으로 공권력 약화에 가담하는 교활함을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 유리할 게 별로 없는 어려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면 위안부 협상 사례에서 보듯 때를 놓치지 않고 반정부 여론을 조장하는데 앞장을 선다.
달라진 건 또 있다. 국정교과서 반대 시국선언에 노조원 전원이 참여해도 그것이 부적절하건 말건 신경 따윈 쓰지 않는 ‘민주적’ 언론사가 됐다. YTN의 이런 과거회귀는 기본적으로 노조가 조준희 사장 알기를 우습게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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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이 한일 위안부 협상 보도에서 또 사고를 쳤다. 작년 11월에도 ‘민중총궐기’를 폭력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이란 양비론으로 물 타기하더니 위안부 협상 이슈에서는 아예 더민주와 좌파단체의 스피커 역할을 담당했다./사진=연합뉴스 |
국정교과서 정국에서도 노조위원장이란 자가 반대 시국선언에 노조원 전원을 명단에 올리고는 언론에다 대고 공개적으로 한다는 말이 회사의 입장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식이었다. 노조가 조 사장을 무시하는 이유는 이렇게 반정부 보도, 공권력 약화를 기도하는 교활한 기회주의 보도를 해도 알아채지 못하는 언론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보도국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뉴스 생산 매커니즘 이해가 없고, 또 노조의 습성이 어떻게 YTN 보도에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고 관심도 없기 때문이다. 보통 언론사 사장이 이런 태도를 보일 때는 셋 중 하나다. 진짜로 모르거나 자기 안위에만 신경 쓰거나 아니면 둘 다 이거나. 증거들은 널려 있다. 전임 배석규 사장 체제에서는 거의 열리지 않던 공정방송추진위원회가 얼마 전에 노사 합의로 열린 것도 명확한 사례다.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공방위라는 것은 회사가 요구해서 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노조 요구로 열리는데 이러저러한 보도가 불공정하니 회사더러 고치라고 다그치는 내용으로 결론이 나기 일쑤다. 본지가 취재한 바로 YTN은 근래에 노사 합의로 공방위를 열었는데 그 내용이 가관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노조는 여당에 왜 불리한 보도를 하지 않느냐고 회사를 추궁하고 회사 대표로 참석한 인사들은 변명에다 노조에 충성 서약이라도 하듯 앞으로 잘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 이런 공방위 회의 내용은 YTN 보도에 고스란히 반영이 되게끔 돼 있다. YTN 위안부 협상 보도가 왜 그렇게 편파적이었는지 조 사장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을 알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표면적으로는 기계적 중립 하지만 틈만 보이면 반정부 선동. YTN이 이런 기회주의적 보도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슈를 주도하지도 못하면서 연합뉴스TV에 벌써 몇 개월째 시청률에서 지고 있는 것이다. 조 사장이 온 뒤로 가장 확연히 달라진 것은 YTN의 뉴스 경쟁력 하락이다.
조준희 사장이 온 뒤로 1년 동안 YTN이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다시 노영방송으로의 회귀 조짐이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가장 우려스러운 일이다.
노골적 편파보도, 정부 힘빼기 보도, 기회주의 보도, 정치노조 부활의 도우미 등등. 이런 일들이 바로 조준희 사장이 YTN에 와서 한 1년 동안의 ‘업적’들이다. 조 사장 본인이 의식했듯 못했든 조 사장은 지금 YTN 과거회귀, 노영방송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꼴이다. 이렇게 1년도 되지 않아 YTN을 바꾼 조 사장이 그러나 한 가지 바꾸지 못한 것도 있다.
‘경영전문가’란 호칭이나 명분이 우스운 YTN 경영적자 현실이다. 2015년 상반기 7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에 영업적자가 크게 나아졌다는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고 있다. 경영전문가란 사람이 YTN에 와서 한 사업이란 것도 고작해야 1636 전화회선 판매사업과 같은 것들이다. 진짜 전문경영인들이 들으면 웃을 이야기 아닌가.
이렇게 어떤 면을 봐도 조준희 사장은 잘못된 인사였다는 게 명백해질 뿐이다. YTN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까지 가도록 놔두느냐 아니면 다시 방향을 바로 잡느냐는 주주들에게 달려 있다. 궁극적으로 국민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