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주식 1억원 이상을 보유한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가 13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말 종가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을 기록한 만 12세 이하(2001년 4월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는 총 126명이었다.
이 중 1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 1명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어린이는 38명에 달했다.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는 지난 2012년 4월말 102명을 기록해 처음 100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18명, 올해 126명으로 늘어나 역대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인 틈을 타 상장사 오너가(家) 어린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가 늘어난 때문이다.
어린이 주식부자 1위는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10세)으로 155억원을 기록했다. 허 부사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이다.
허 부사장의 차남은 5세이던 2009년 ㈜GS 주식 27만3000주를 처음 증여받은 이후 추가로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해 현재 3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배당금으로 18억5000만원을 받았다.
허 부사장의 장남은 지난해 어린이 주식부자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만 13세를 넘겨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직·방계 손자와 손녀 7명이 2~8위를 휩쓸었다.
임 회장의 손자, 손녀들은 2012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증여받거나 이 회사의 무상신주를 취득하면서 대주주에 올라 80억원대의 주식을 가진 어린이 부자로 등극했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장·차남도 어린이 주식부자 상위권에 들었다.
전 회장의 차남(10세)은 보유 중인 파라다이스 주식지분 가치가 59억7000만원을 기록해 9위였고, 전 회장의 장남(12세)은 39억1000만원으로 10위에 올랐다.
이 밖에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동갑내기 두 아들(10세)이 각각 35억9000만원,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조카(11세)가 33억1000만원, 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의 손자 3명이 각각 31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 중에는 한 살된 '젖먹이'도 있었다.
김홍준 경인양행 회장의 친인척인 한 살된 어린이는 지난해 11월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받아 10억9000만원을 기록했고,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의 친인척인 한 살된 어린이도 9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재벌가 어린이로는 GS가(家)를 비롯해 효성, 두산, 한국타이어, 영풍, 세아 등의 자녀가 많았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