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바라보는 올바른 눈 가져야 취업의 문 열려

우리나라의 반기업 정서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굳이 눈을 돌리지 않아도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학교다. 교정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게시판에는 반시장 색이 짙은 집회 포스터가 곳곳에 나붙어 있다.

수업시간에 벌어지는 토론의 장도 마찬가지이며 인터넷 공간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모든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조용히 있는 대다수보다는 소수의 몇몇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건  교정 밖 사회현상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무엇보다 아이러니한 것은 기업에 대해 공부하는 경영학과 학생들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에 대해 배우지 않는 학생들이야  백번 양보해 그럴 수도 있다 하겠지만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졸업 후 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기업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사뭇 이해하기 어렵고 우려스러운 일이다.

취업난이 심각한 오늘날 취업에 도움이 되고자 복수전공 혹은 부전공으로 경영학을 배우는 일은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경영학과에 진학한 학생들 중 취업상의 이유만으로 전공을 선택한 이들이 상당수인 것은 부인하지 못할 현실이다. 비단 경영학과만이 아니라 여타 모든 학과의 학생들 또한 상황은 비슷하리라.

그러나 반기업 정서를 가진 학생들이 기업에 취업을 한다면 그들은 필연적으로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생각과 그들이 하게 될 일이 합치되지 않는 인지부조화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부당하게 여기는 기업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끔찍한 일일 테니까 말이다.

학과와 무관하게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상당수인 상황에서 이렇게 반기업 정서가 만연한 현실은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삼성을 욕하지만 삼성에 들어가길 원하고, 현대를 욕하면서도 현대에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어떻게든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고 포장한다.

   
▲ 대학생들의 반기업 정서 확산으로 취업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올림픽 체육관에서 열린 '2014 한양 잡 디스커버리 페스티벌(Job Discovery Festival)에서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이런 사람들은 입사를 하더라 기업정서에 적응하지 못한채 씁쓸함은 커져가고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푸념하며 스스로를 고통속으로 몰아 넣게 된다. 피곤한 몸에 가방을 벗어버리기는 커녕 짐짝 하나를 더 얹는 격이다.

물론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은 있다. 그것은 공무원이나 개인 사업 등 기업과 동떨어진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본인의 가치관과 대립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면 본인의 반기업적인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직장 생활뿐 아니라 행복한 인생을 꿈꾼다면 진정성을 가지고  깊이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

인생은 고달픈 것이라고는 하지만 일부러 고통 속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늘 불행해 하며 불평만 쌓여갈 그에게 기업으로서도 기대할 것이 없다. 잠시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결국 본인도 기업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채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져들 뿐이다.

좁은 취업문으로 갈수록 취업을 인생의 목표나 성공으로 착각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물론 취업이 힘들어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인생은 긴 여정이다. 취업도 인생 여정중 거쳐야 하는 수많은 과정 중 하나요, 또 하나의 시작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이다.

기업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만 보이지 않던 취업의 길도 보인다.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우선 되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없이 반기업적인 정서로 무장한 이들이 과연 기업에 취업했다고 해서 앞날을 보장 받을 수 있을까?

기업에 취직을 하든 기업인으로 살아가든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몰이해로 무장된 반기업적 정서이다. 반기업정서부터 마음속에서 걷어내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미래를 약속 받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며 스스로의 행복을 찾는 길임을 자각해야 한다. /구태경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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