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공헌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18년 "시너지효과 가시화"
삼성재단, 매년 1000억 성균권대 지원, 한국판 카네기 모델 구축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기업의 투자로 대학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한국 교육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대학이 학생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기업의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인재 육성, 미래 기술 연구, 기초 교육 강화 등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으로 삼성과 성균관대학교의 발전적 관계는 국내 대학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도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성균관대는 삼성 재단과 함께 18년간 혁신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매년 성균관대에 1000억원 가량을 지원한 삼성그룹 재단은 현재까지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재정적 투자를 통한 성균관대의 변화는 지난해 QS(Quacquarelli Symonds) 주관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대학’으로 선정됐으며 영국 도타임즈가 주관하는 THE(Times Higher Education) 세계대학평가에서는 국내 사립대 1위, 148위를 기록했다.

   
▲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삼성정보학술관.

성균관대는 인문계부터 자연계까지 모든 단과대, 단과대 산하에 있는 개별 학과 모두 동시다발적으로 성장하는 방식이 아닌 특성화된 학과를 개설해 우선 우수한 인재를 끌어 모은 뒤 다양한 경험과 경쟁력을 다른 학과 내 이식시키는 구조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불균형성장전략’을 성균관대가 채택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그룹의 재정적 기반이 바탕이 됐다.

1996년 삼성의 참여 이후 성균관대는 외형적 변화가 거듭됐다.

성균관대는 서울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경기 수원시 자연과학캠퍼스 내에 의학관, 600주년기념관, 제1·2 종합연구동, 경영관, 체육관, 법학관, 인터내셔널하우스, 화학관, 반도체관, 약학관, 삼성학술정보관, 국제관, 기숙사, 호암관, 학생회관 등을 새로 세우거나 전면 리모델링했다.

특히 ‘상아탑’에 머물러 있던 대학 교육을 ‘산학의 장’으로 이끌어낸 것도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전자 수원본사와 가까운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의 학과 대부분은 연구, 교육 및 산학협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학과 커리큘럼도 시장 수요에 맞는 ‘산학맞춤형 인재 양성’과 ‘국제적 인재 양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지난해 4월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자 소재 연구개발(R&D)센터를 산업단지가 아닌 성균관대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기업이 R&D시설을 국가산업단지가 아니라 특정대학 내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BASF의 아·태 지역 R&D센터는 지난해 9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완공돼 운영 중이다. 성균관대를 연구 파트너로 정한 BASF의 선택은 대학의 연구 역량과 다양한 산학협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BASF는 R&D센터를 열기 전부터 일부 연구원을 성균관대 내에 상주시켜 가변형 디스플레스(Flexible Display)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건립에 약 400만달러(한화 약 44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업체 사빅(SABIC)도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사빅 이노베이티브 플라스틱 사업부의 전기·전자·조명 기술센터를 건립, SABIC은 세계 최초로 포켓사이즈의 소형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재질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 그래핀 대면적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인 성균관대 연구진.

이밖에도 성균관대는 작년 4월 삼성전자종합기술원과 공동으로 그래핀 상용화를 앞당기는 합성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다음, 한컴, 안랩 등 국내 소프트웨어기업 20개곳과 소프트웨어학과 간 산학협력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협약(MOU)을 맺었다.

2004년 산학협력단을 출범한 성균관대는 기업밀착형 교육과 연구로 산학협력을 선도해왔다.

이에 성균관대는 교육부문에 대한 글로벌기업과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산학연계 특성화학과 설립, 재학 중 기업현장을 체험하는 Co-op프로그램, 공학교육 혁신프로그램인 ABEEK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인재를 배출 등을 위해 강화했다.

연구부문에서는 산학연공동연구 활성화,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 설립, 국제 표준특허 획득, 산업협력전담교수 확충 등을 통해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기반체제를 확충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기업들과 반도체학과, 소프트웨어학과, 글로벌엔지니어링학과, IT융합학과, 소프트웨어플랫폼학과, 이동통신전력전자공학과, 소프트웨어학과 등 계약학과 개설을 통해 산·학이 함께 미래의 해당 분야의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최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 관계를 구축했다.

이는 대학이 응용 가능한 새로운 연구를 확대해나가고 기업은 현장에서 대학이 수행한 우수 연구를 산업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이 같은 성과로 산학협력선도대학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된 성균관대는 2012년부터 5년간 약 25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성균관대의 ‘VISIION 2020’는 세계 TOP 50위 대학으로의 도전이 달성가능하다는 자신감이 학내에 충만해 있다. 세계 속에서 커진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대학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타 대학들과 함께 협력과 경쟁을 통한 상생의 길을 이끌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