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자녀 둔 학부모 특정 대학·학과 진학 요구 '악영향'…노력 인정 필요
스트레스 분출 맞대응보다는 침착하게 대화, 보양식 강요보다 끼니 잘 챙겨야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12일 치러지는 2016학년도 수능은 26일 기준 18일을 남겨놓은 가운데 남은 기간 수험생은 마무리 학습을, 학부모는 자녀의 시험 컨디션 유지를 위한 역할이 중요해진 시기다.
학부모는 자칫 말 한 마디로 수험생 자녀의 수능 준비에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무덤덤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만 수험생의 초조함만큼 불안감이 크다.
이에 수능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감이 커진 자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초조함을 드러낼 수 있어 학부모는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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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진행된 '자녀를 위한 111일 화엄성중기도'에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소원을 빌며 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눈을 마주치는 것도 겁이 날 수 있다. 무덤덤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고 마무리 단계이기에 긴장감이나 날카로움에 있어 평소하던 것처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격려를 한다면 수능 준비로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주고 현재처럼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자녀의 성적, 수시 합격 등을 비교한다면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이에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자녀를 믿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며 섣불리 공부법을 바꾸게 하거나 새로운 문제집을 권유하는 것은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까지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학부모는 모든 사항을 자녀에게 모두 전달할 필요는 없다. 많은 양을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방대한 입시정보 등을 전달할 경우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합격을 강조하는 심리적 압박 자세와 보양식 등을 강요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는 “수험생을 자녀로 둔 부모가 쉽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새로운 약이나 보양식을 먹이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약이나 보양식이라도 부모의 불안한 마음이 느껴질 경우 자녀에게 부담으로 남을 수 있고 부작용 우려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예민해져 있는 자녀에게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수능과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녀에게 음악, 스트레칭, 긴장감 조절 등의 관리를 해주는 것은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줄 수 있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수능을 낙관적으로 말하는 것이 힘이 된다. 부담을 덜 수 있게 특정 대학이나 학과를 추천하기보다 ‘최선을 다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끝맺음하거나 ‘이번에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항상 기회가 있고 이번 시험을 준비하는 것에 자랑스럽다’고 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녀가 수능 스트레스로 과도한 짜증 등을 분출할 경우 맞대응보다는 의견을 물어보고 진학에 대해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 교수는 “자녀가 스트레스가 있고 짜증이 나는 것에 이해한다고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시험을 통해 너 자신의 통제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시험 결과보다 중요하다고 전달하면서 침착하고 담담하게 자녀의 감정을 담아주는 것도 좋다. 불안감이 클 때 침착하게 할 수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