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초경이 빠를수록 성관계 등과 같은 성적행동이 일찍은 것은 물론 성폭력 등의 노출 위험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동아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재호 교수가 지도한 석사논문 '한국 청소년의 조기 초경과 성행동 및 위험행동의 관계'에 따르면 '조기 초경 그룹'은 '정상 초경 그룹'보다 이성과 키스 등을 경험한 비율이 1.54배, 성관계를 경험한 비율은 2.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12년 고1∼고3 여학생 1만7867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한 974명을 '조기초경그룹'으로 설정하고 초등학교 5학년 이후에 초경한 1만6893명을 '정상 초경 그룹'으로 나눠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성적인 폭력에 노출되는 비율에서 큰 차이가 드러났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은 조기 초경 그룹이 정상 그룹보다 2.89배나 많았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가 돼 본 경험은 조기 초경 그룹이 정상 그룹보다 13.55배나 많았다.

또 조기 초경 그룹은 임신 위험도 정상 그룹에 비해 5.7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재호 교수는 "초경이 이르면 성적인 행동도 일찍 경험하는 것은 어린 나이에 초경을 경험하는 경우 지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적인 행동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유재호 교수는 "또한 성적인 호기심을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하려다 성폭력의 가해자·피해자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여성들의 초경 연령은 계속 어려지는 추세다. 1990년대 출생한 국내 여성의 평균 초경 연령은 12.6세로, 전세계 평균(12.5세)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세계 초경 평균 연령이 약 50년째 큰 변화가 없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1950년대(초경 연령 15∼16세) 이후 초경 연령이 점차 일러지고 있다.

유재호 교수는 "초경이 연령이 어려지는 것은 국내에 성 조숙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초경에 대한 교육을 하고, 사춘기 발달이 빠른 아이들에게도 구체적인 성교육을 해 각종 위험을 예방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