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미켈 크루사폰트 카탈루냐 고생물 연구소 제공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인간과 침팬지, 고릴라 등이 속한 유인원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추정되는 1160만 년 전 화석이 발견됐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있는 '미켈 크루사폰트 카탈루냐 고생물 연구소'는 바르셀로나 매립지 건설 현장에서 발견한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리고 29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학명 '플리오바테스 카탈로니에', 별명 '라이아'로 명명된 이 화석은 너무 오래돼 분자 분석을 할 수 없지만, 인류·고릴라·침팬지 등 '큰 유인원'과 긴팔원숭이 등 '작은 유인원'이 분화하기 이전인 약 1160만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화석은 큰 유인원과 작은 유인원의 특징을 모두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된 70개 파편을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결과 화석은 현재의 긴팔원숭이와 비슷한 크기로 몸무게 4∼5㎏의 다 큰 암컷으로 추정됐다. 두개골과 일부 후두개골 역시 긴팔원숭이와 흡사했다.

그러나 팔 부위, 특히 손목뼈를 비롯해 위팔과 아래팔을 잇는 부위 등은 현생 '큰 유인원'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석을 근거로 라이아는 숲 속에서 나뭇가지에 오르거나 매달리며 생활했고, 치아분석 결과 부드러운 열매를 먹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그러나 외이도의 뼈 구조는 멸종한 유인원 '플리오피테시드'와 비슷하고 현생 유인원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 화석의 발견으로 사람 등 전체 유인원 조상은 지금까지 예상보다 좀 더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다비드 알바 연구원은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유인원의 시조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긴팔원숭이에 좀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세르지오 알메시야 인류학과 교수는 "이 화석이 유인원과 인간의 역사에 생긴 일부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메시야 교수는 "작은 유인원은 큰 유인원에서 진화했을 것이라고 지금까지 추정했지만, 이 화석으로 볼 때 두 그룹은 공존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