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한일 양국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일본 총리 간의 첫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30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대통령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의 연내 타결 필요성을 지적하며 일본 정부의 성의있는 조치를 촉구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입장 불변'이라고 맞받아치는 상황이 전개됐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간 첫 한일 정상회담이 어렵사리 성사됐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마이니치,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조속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위안부 문제가 금년 내에 타결돼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를 향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분명한 메시지를 거듭 발신한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은 싸늘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관방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 대한 질문에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이제까지 밝혀온 대로"라며 "전제조건 없이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거듭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해 "한국 측에서 구체적인 제안은 없이, 해결책을 일본에 맡기고 있는 자세"라고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태도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28일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박 대통령과 그런 과제를 포함해 솔직하게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하기우다 관방부장관의 언급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이 재확인된 것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박 대통령이 당당한 자세로 회담에 임해 짚을 것은 짚고, 할 말은 다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힌 점 등으로 미뤄볼 때 한일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벌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위안부 문제의 경우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담판해서 풀어야 할 사항"이라며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고, 정상회담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