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근로자를 채용할 때 키, 몸무게 등을 거론하면 성차별 행위가 적용된다. '병역필'이나 '여성 비서' 등 특정 성별에 국한된 조건을 내세우는 것 역시 포함된다.
고용노동부는 3일 대기업과 프랜차이즈기업을 대상으로 모집·채용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성차별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권고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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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를 채용할 때 키, 몸무게 등을 거론하면 성차별 행위가 적용된다./사진=SBS캡쳐 |
대상 기업은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 소속기업 2186개와 주요 프랜차이즈사 82개다.
고용부에 따르면 성차별의 판단기준은 몇몇 유형으로 나뉜다.
모집·채용에서 ▲ 여성을 배제하는 경우 ▲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 남녀를 직종별로 분리모집하거나, 모집인원을 다르게 정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연구직(남성)'으로 한정적으로 정하거나 '병역필한 자에 한함'으로 표기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특정 업종을 뽑을 때 '남성 환영', '여성 환영' 등 표현도 허용되지 않으며 '관리직 남자 ○명, 판매직 여자 ○명', '남성 100명, 여성 20명' 등 문구 역시 성차별에 해당한다.
또 자격이 같음에도 특정 성을 낮은 직급·직위나 불리한 형태로 채용하는 경우, 직무수행상 필요하지 않은 조건을 부과하는 경우도 성차별이 된다.
'3급 사원 : 대졸 남자, 4급 사원 : 대졸 여자', '남성은 정규직, 여성은 임시직' 등이 그 예다.
키와 몸무게도 기준에서 제외해야 한다. 예로 '남성 키 170㎝ 이상, 여성 체중 50㎏ 미만' 등 문구를 사용할 수 없다.
아울러 ▲ 특정 성에만 다른 조건을 부여하는 경우 ▲ 모집·채용 정보를 성별로 다르게 제공·취합 하는 경우 ▲ 채용시험 등에서 성별을 차등 적용하는 경우도 성차별로 본다.
예를 들면 '여성은 미혼자에 한함' 등 표현이나, 면접을 볼 때 "결혼 후에도 직장생활을 계속할 것인지"라고 묻는 사례, 합격기준을 '여성 80점, 남성 70점 이상'으로 정하는 것 등이다.
반면 일의 특성이나 법령에 따라 불가피성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즉 직무 성질상 어느 한 성이 아니면 정상적 수행이 곤란하거나 근로기준법 등 관계법령에서 여성 취업을 금지한 직종에 남성만 채용하는 경우는 성차별이 아니라고 본다.
예를 들면 소프라노 가수, 남성복 모델, 승려·수녀, 남자 기숙사 사감, 남성 광부 등이다.
아울러 ▲ 현지 법령상의 이유로 여성(또는 남성)이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국가에서 근무가 반드시 필요한 직무 ▲ 성비 불균형 등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주가 특정 성을 우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등도 차별이 아니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기업이 임의로 정한 불합리한 기준으로 구직자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관행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위법이라는 인식조차 없는 것"이라며 "모집·채용상 성차별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