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필리핀 방문객 추이...예년 수준 유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 최근 회사를 그만둔 A씨(32)는 재충전할 시간을 갖기 위해 필리핀 세부행 티켓을 끊었다. 올 여름 휴가로 세부여행을 계획했으나, 회사 문제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포기한 여행을 이번 기회에 다녀오기로 마음먹은 것. 그러나 A씨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인 피살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일정을 접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에 빠졌다.   

   
▲ 최근 필리핀에서 우리 교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피살사건이 급증하면서 필리핀 여행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최근 필리핀에서 우리 교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피살사건이 급증하면서 필리핀 여행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3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간 해외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피살사건의 46%가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올해 현재까지 10명의 한국인이 피살된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은 한 해 100만 명이 넘는 한국인 관광객이 찾을 만큼 유명관광지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이은 강력범죄에 한국인이 피살되면서 관광객까지 위협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이 같은 한국인 피살사건에도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추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관광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수는 11만4257명이었다. 필리핀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방문자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 수는 26%를 차지해 10명 중 2명 이상이 한국 관광객이었던 셈이다.

올해도 같은 기간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11만9292명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여행업계도 한국인 피살사건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사건으로 종종 안전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걸려오긴 하지만 여행취소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며 “예년수준의 상품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필리핀을 찾는 고객들은 주로 휴양지 방문을 선호한다. 휴양지의 경우,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이 찾을 정도로 비교적 안전한 곳이다”며 “필리핀에서 피살이 발생한 곳은 관광지가 아닌 외딴 곳이 많았고, 사업가나 유학생 등 주로 장기 체류자가 범행의 표적이 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아직 관광객의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필리핀 뿐 아니라 동남아는 총기소지가 자유롭기 때문에 사전에 이와 관련한 안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치안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에게는 다른 지역을 선택하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