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몰디브 대통령은 4일 정오(현지시간)를 기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을 위해 30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AP 통신 등을 인용해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몰디브 대통령은 4일 정오(현지시간)를 기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을 위해 30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이에 따라 치안당국은 영장 없이 압수와 수색, 체포와 구금을 쉽게 할 수 있게 됐으며 집회·시위의 자유와 파업권, 몰디브 출입국과 관련한 자유 등도 제한된다.

모하메드 아닐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과 경찰이 두 곳에서 무기와 폭발물을 발견했다"면서 "이들 무기가 국가와 공공의 위협이 될 수 있기에 국가안보위원회가 국민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몰디브군은 지난 2일 가윰 대통령의 공관과 가까운 곳에 주차된 차에서 사제 폭탄을 발견했다. 또 다른 섬에서는 MP5 기관단총과 저격용 총 등이 보관된 무기고를 발견했다. 당국은 이들 무기가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가윰 대통령은 9월 28일 부인과 함께 쾌속정을 타고 이동하다 배에 폭발이 일어나 부인과 경호원 등 3명이 다쳤다.

몰디브 정부는 이 사건을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으로 규정하고 주요 용의자로 아흐메드 아데이브 부통령을 지난달 24일 체포했다.

하지만 폭발사건 조사에 참여한 미국연방수사국(FBI)은 쾌속정 폭발 원인이 폭발물 때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비상사태 발표가 6일 예정된 야당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몰디브에서는 올해 초 야당 지도자인 무함마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테러방지법 위반혐의로 체포돼 1심에서 징역 13년형이 선고되면서 정국 긴장이 고조됐다.

야당 뿐 아니라 미국과 인도 정부도 나시드 전 대통령이 적법절차에 따르지 않고 체포됐다며 몰디브 정부를 비판했다.

체포된 나시드 전 대통령이 속한 몰디브민주당(MDP)은 6일 나시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 계획이었다.

한편 몰디브 외교부는 이번 조치로 외국인 관광객이 받을 영향은 크지 않다며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몰디브는 지난해 120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는 등 관광업이 전체 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두니아 마우문 외교장관은 "몰디브는 평화로운 국가이고 지금까지 외국인을 겨냥한 별다른 사건은 없었다"면서 "와서 계속 휴가를 즐기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몰디브를 함께 관할하는 스리랑카 주재 한국 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항에서의 짐 검색이 강화되고 외국인 현지 근로자의 경우 문제 발생시 강제 출국될 수도 있다고 한다"며 "교민과 여행객은 수도 말레섬으로 이동을 자제하고 현지인 밀집장소나 집회·시위 장소에는 절대 출입을 삼가달라"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