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일본 정부가 난징대학살 자체를 부정한다는 평가를 받은 학자의 견해를 인용한 의견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난징대학살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발표를 앞둔 올해 9월 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에 메이세이대학의 다카하시 시로 교수가 작성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견서는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를 세계기록유산 등재해달라는 중국의 신청에 반론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다.

다카하시 교수는 의견서에서 중국이 공개한 일부 신청 자료를 분석한 뒤 '신청 자료만으로는 내용의 진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난징대학살 사건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진 히가시나카노 슈도 아시아대 교수의 저서를 인용하며 중국이 제출한 사진의 촬영 시기에 의문을 드러내거나 "관련성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약 100명이 일본 병사가 '대학살'의 존재를 부정하는 책도 출판돼 있다"고 기재하거나 난징시에 있던 중국인 여성의 일기에 관해 "전해 들은 정보에 의거한 기술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건 자체를 부정하는 부류로 알려진 학자의 저서를 인용하는 등 의견서가 오히려 일본에 대한 인상을 나쁘게 하고 역효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겐모치 히사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의견서는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학파에 찬성하는 인상을 준다. 나치스에 의한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인상을 세계에 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난징대학살에 관해 '비전투원 살해나 약탈 행위 등이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피해자가 30만 명이 넘는다는 중국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2010년 일본과 중국의 공동 연구에서 일본 측은 피해자 수의 상한선은 20만 명이며 4만 명 또는 2만 명 규모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자신이 인용한 히가시나카노 교수에 대한 비판이 있더라도 인용한 연구 내용은 검증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반론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의견서를 쓴 다카하시 교수가 보수파 중에 균형감이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가 자국의 반대에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세계기록유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이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의 등재를 막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