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정부가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의 죽음의 타살 가능성을 인정했다.
연합뉴스는 칠레 내무부의 5일(현지시간) 성명을 인용하며 이와 같이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성명서는 "정부가 네루다 사망이 제3자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부 문건을 올해 3월 작성했다"는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의 같은 날 보도를 인정했다.
단, 문건에는 네루다의 죽음을 둘러싼 전문가 집단의 조사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네루다는 칠레의 대표적 좌파 인사로 꼽힌다.
친구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70∼1973년 집권)이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주도한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자살하자 네루다는 심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옌데 전 대통령의 자살과 군부의 압박 등으로 네루다는 망명을 계획했지만 출국 하루 전에 돌연 사망했다.
당시 69세였던 네루다가 전립선암으로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는 점으로 미뤄 일단 공식적으로는 자연사로 정리됐지만 독살설은 끊임없이 돌았다.
네루다의 운전사이자 비서는 지난 2011년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군부의 암살설을 주장했다. 네루다가 항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피노체트 정권의 요인들에게 독살 당했다는 것이 운전사의 주장이었다.
암살 의혹이 끊이지 않자 칠레 정부는 네루다 사망 40년이 지난 2013년 네루다의 시신을 발굴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사망 원인을 조사한 국제 법의학 전문가들은 네루다가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네루다 유족 등은 보고서를 믿을 수 없다며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