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검찰과 경찰이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8) 주변 인물들의 신병을 잇달아 확보해 조씨의 은닉재산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씨 내연녀 김모(55·여)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조희팔의 아들과 내연녀는 이번 6일 긴급체포 되었다. 이와 더불어 과거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송된 ‘죽어야 사는 남자 조희팔-그는 어디에 있나?’편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11년 당시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던 조씨로부터 12억원 상당의 위안화를 받아 은닉한 혐의로 조씨의 아들(30)도 검거했다. 그는 중국에서 차명으로 계좌를 개설한 뒤 계좌를 수차례 옮기는 방법으로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검은 대검찰청 계좌추적팀의 지원을 받아 이들의 차명계좌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조씨가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한 뒤 국내에서 조씨 일당으로부터 10억여원의 범죄 수익금을 전달받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김씨는 조씨 일당이 비자금 은닉 수단으로 주로 활용한 CD(양도성 정기예금증서) 형태로 돈을 넘겨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도성 정기예금증서는 일반 수표와 달리 소지자가 바뀔 때마다 배서하는 절차가 없어 추적이 어렵고 현금화도 쉽다는 장점이 있어 이들이 주로 활용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조희팔의 죽음은 사망 당시부터 숱한 의혹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에 따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은 조희팔이 사망 이후에도 중국에서 골프를 쳤다는 기록과 중국의 단골 식당에서는 올초까지 식사를 하고 갔다는 종업원의 증언을 확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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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팔의 아들과 내연녀가 6일 긴급체포 되면서 과거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송된 ‘죽어야 사는 남자 조희팔-그는 어디에 있나?’편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
경찰은 현재 조씨 일당의 은닉 자금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조희팔 사건 특별수사팀은 조씨 일당의 조직 내에서 초대 전산실장을 담당, 수조원대 다단계 사기 행각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배상혁(44)을 수배 7년 만에 검거한 데 이어 배씨의 후임 전산실장 정모(52·여)씨와 기획실장 김모(41)씨도 구속했다.
정씨와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뒤 차례로 경찰에 자수,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났지만 최근 수사가 재개되면서 재구속됐다.
경찰은 김씨와 짜고 조희팔의 불법 다단계 사업체에서 흘러나온 자금 수십억원을 세탁해준 혐의(횡령)로 A(48)씨도 구속했다. 경찰은 수사팀에 계좌추적 요원을 대거 배치하는 한편 본청에서 인력을 지원받아 은닉 자금을 끝까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