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편의성 특화로 트렌드 '취향저격'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최근 제약업계의 가장 뜨거운 기업은 단연 한미약품이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6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로 제약업계에 한 획을 긋는 성과로 평가받는 가운데 한미약품 돌풍의 주역인 ‘퀀텀프로젝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9일 미국 제약회사인 얀센과 약 1조원 가량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프랑스 제약회사인 사노피와 5조원 가량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 한미약품이 잇따라 수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성공시킨 가운데 독자개발한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퀀텀프로젝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규모는 다르지만 한미약품이 이들 기업과 체결한 기술수출의 중심에는 ‘퀀텀프로젝트’가 있다. 이 기술은 바이오 의약품 약효 지속시간을 연장해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APCOVERY)를 적용한 지속형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미약품의 ‘퀀텀프로젝트’에 매료된 이유는 최근 제약업계의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획기적인 신약 개발 자체가 너무도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제약업계는 지속성과 편의성이라는 두 부문을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퀀텀프로젝트’는 주 1회, 월 1회라는 편의성을 내세워 다국적 제약사에 어필을 한 것.

사노피(당뇨신약 후보 3종)와 얀센(당뇨·비만신약 후보 1종) 기술 역시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기술로 편의성과 지속성을 얻기 위해 두 제약사는 수조원대의 기술수입을 결정한 것이다. 그만큼 최근 제약업계는 지속성과 편의성을 갖춘 기술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특히 사노피으 경우 GLP-1 유사체, 인슐린 등 찌르는 주사제를 주업으로 하기 때문에 횟수를 줄여 환자 순응도를 높이는게 가장 요원했다. 한미약품의 기술을 적용한다면 주 1회 등으로 횟수를 늘릴 수 있게 된다.

한편 이러한 한미약품의 가시적인 성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격적인 R&D 투자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인 팜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위 20개 제약사의 의약품 생산액은 7조626억원으로 전년(7조3532억원)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역시 1.1% 줄었다.

의약품 생산액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제약사들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자사제품의 연구개발보다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도입품목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전체 매출액의 20%를 R&D 부문에 투자한 결과 지난해 자체 의약품 생산액이 5837억원으로 제약업계 1위를 기록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경영방침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