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비둘기와 모기가 전파시키는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흔적이 발견됐다.
14일 국립환경과학원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 서부에서 확산 중인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항체가 국내 비둘기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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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비둘기에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항체 발견…감염시엔 치명적이나 바이러스가 아닌 항체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
다만 이들 비둘기에서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과거에 감염됐던 사실을 알려주는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됐다.
당국은 ▲비둘기에서 바이러스가 아닌 항체가 발견된 점 ▲계절상 해당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모기의 활동이 거의 없는 점 ▲최근 5년 간 국내 발생 사례가 없는 점 등을 바탕으로 “(현재로선)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부산과 경북 문경에서 잡힌 비둘기 각각 4마리, 경기 파주에서 잡힌 비둘기 3마리 등 총 11마리에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의 항체가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대해 2011년부터 추적 감시·조사를 진행해 왔다. 2012년에 국외에서 감염돼 유입된 환자 1명을 제외하면 아직 발생 사례가 없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조류의 혈액을 모기가 빨아 먹고 인간에게 전파하는 바이러스로,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그냥 넘어가지만, 어린이와 노약자는 3∼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두통과 고열을 불러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보건국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 수가 모두 2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