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14일 민중총궐기 대회는 경찰의 차벽 설치와 물대포, 캡사이신 최루액이 등장하고 시위대에서는 쇠파이프와 밧줄, 횃불이 등장하면서 한밤 광화문 광장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시위참가자 물대포와 최루액에 시위대 29명이 다치고 경찰 1명이 다치는 30여명의 크고 작은 부상자와 50명여 명이 연행되는 폭력시위로 얼룩졌다.

경찰은 15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리며 불법·폭력시위에 경고를 보냈지만 일부 흥분한 시위대는 쇠파이프를 경찰차 유리를 깨고 밧줄로 버스를 끌어내는가 하면 세월호 집회 이후 횃불마저 등장했다.

   
▲ 민중총궐기 횃불 등장… 30명 부상·50명 연행 한밤 아수라장 광화문./사진 민중총궐기 대회=팩트 TV 캡쳐
연행된 시위대 중에는 고등학생도 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농민 1명은 뇌출혈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부상자와 경찰도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치 등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광화문 방향으로 진출했으나 세종로 사거리에 설치한 경찰의 차벽에 막히자 일부 시위대는 과격한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경찰의 차벽을 뚫기 위해 인근 공사장의 쇠파이프로 경찰 버스의 창문을 때려 부수고 준비한 밧줄로 바퀴와 창틀 등에 묶어 경찰버스 4대를 끌러내리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찰이 올라선 차벽 버스를 흔드는가 하면 보도블록을 빼내 버스와 경찰관들을 향해 던지기도 했다.

흥분한 시위대  40∼50명이 횃불을 들고 경찰 차벽 앞에 줄지어 서는 위험한 장면도 연출했다. 집회나 시위에서 횃불이 등장한 것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민노총 광주본부 이후 처음이다. 일부 시위자는 경찰을 향해 횃불을 던지는 아찔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광화문 집회를 불허한 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병력 240여개 중대 2만2000명, 경찰버스 700여대와 차벽트럭 20대, 살수차 등을 동원해 광화문 광장 일대를 원천 봉쇄했다.

이날 집회참가자는 주최측 추산 13만명, 경찰추산 6만4000명으로 오후 4시30분께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도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시민들의 불편도 컸다. 6시52분부터 10분가량 광화문 역에서 지하철을 무정차통과시켰으며 일부 출입구 역시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출입이 통제돼 큰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