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프랑스 파리 테러 계획에서부터 실행까지, 시리아, 벨기에, 프랑스 등을 넘나들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근거지인 시리아에서 계획하고, 인접국 벨기에에서 준비를 마친 뒤, 프랑스에서 실행에 옮긴 치밀한 범행 과정은 IS가 이미 유럽 내부에서도 비밀리에 세력을 구축했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연합뉴스는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양쪽의 고위 관료들을 인용해 파리 테러의 용의자들이 범행 전 특정 시기에 시리아에 있는 IS의 잘 알려진 멤버들과 의사소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는 IS가 범인들을 단순히 선동했다기보다 테러를 조종하고 직접 도왔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테러 현장에서 난민신청을 한 시리아인 여권이 최소 1장이 발견된 점도 이런 추정에 무게를 싣는다.

CNN 방송이 인용한 한 유럽연합(EU) 관계자는 "난민들의 항해를 따라 '매우 프로페셔널한 새로운 테러리스트 부대'가 손쉽게 들어왔다"고 전하며 IS가 근거지인 시리아 난민들의 무리에 고도로 훈련된 테러리스트를 끼워넣어 프랑스까지 유입시켰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IS에 감화돼 스스로 계획한 공격이 아니라 IS 본부가 기획과 실행에 상당 부분 관여했다는 이야기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정보당국은 범행 하루 전 프랑스를 포함한 서방 국가들에 보낸 긴급 공문을 통해 파리 테러는 IS의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 기획됐으며, 테러범들은 이곳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뒤 프랑스로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 작전에 직접 관여한 사람은 모두 24명으로 이 중 19명이 테러 실행을, 나머지 5명이 계획과 물품조달을 각각 맡았다고 이라크 정보당국은 주장했다.

특히 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IS 공습에 참가한 연합국과 이란, 러시아를 겨냥해 폭탄, 암살, 인질극 등의 테러를 직접 지시했다고 공문에 적혀 있다.

파리 테러와 관련해 주목을 끄는 또 하나의 사실은 IS가 유럽 곳곳에 비밀 조직망을 구축하고 여러 나라를 넘나드는 다국적 테러를 펼쳤다는 점이다.

이라크 정보당국의 공문을 보면 시리아에서 훈련받은 테러리스트들은 프랑스에서 암약하던 비밀조직과 합류해 이들의 도움으로 동시다발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다.

아울러 무슬림 인구가 많은 벨기에 브뤼셀 서부 몰렌베이크 구역도 이번 테러를 준비하기 위한 유럽 내 전진기지로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