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파리 테러 자폭 범인의 주변에서 발견된 여권과 동일한 정보가 적힌 시리아 여권 소지자가 난민 무리에 섞여 들어온 것으로 밝혀져 반난민정서를 부추기는 것은 아니냐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르비아 경찰은 프랑스 파리의 축구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폭탄 조끼를 입고 자폭한 아흐메드 알무하메드(25)의 곁에서 발견된 여권과 똑같은 여권을 지닌 난민을 테러 다음날인 14일 프레소보 난민센터에서 체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세르비아 일간 블리치를 인용해 보도했다.
두 사람의 여권은 이름을 포함한 모든 정보가 동일하지만 사진만 달랐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르비아 경찰은 여권이 둘 다 위조됐으며 시리아와 터키 국경 근처 어딘가에서 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이들 두 사람의 정보를 모두 확보한 세르비아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 보안 당국은 테러범이 이슬람교도가 많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보스니아의 세르비아 자치 지역인 스르프스카에서 '이슬람국가'(IS) 동조자들을 활용해 국경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르비아 경찰 관계자는 "테러범들이 (보스니아에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들어가도록 연결해주거나 알선한 고리가 있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알무하메드의 지문이 처음 등록된 그리스 레로스 센터의 것과 일치하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프랑스 경찰의 초동수사 결과 알무하메드는 그리스 레로스 센터에 난민으로 등록하고 나서 마케도니아로 옮겼고, 이어 지난달 7일 세르비아 프레소보 센터를 거쳐 다음날 크로아티아 오파토바치에서 6시간 머물렀다가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로 넘어갔다. 이는 시리아 난민의 전형적인 서유럽행 경로를 그대로 밟은 것이다.
위조 여권을 사용한 테러리스트가 유럽 여러 나라의 국경을 무사 통과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난민 유입으로 테러 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는 공포가 유럽 대륙에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직 IS 대원은 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알레포나 하마, 라타키아 등 시리아 곳곳에서 1천 달러와 사진만 주면 훌륭한 여권을 프린트해준다"고 증언, 위조 여권을 지닌 IS 대원들이 난민으로 위장해 유럽에 들어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유럽에서 시리아발 난민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시리아인들의 유럽행을 어렵게 해 시리아에서 IS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난민 수용에 반대해온 극우 정파의 목소리가 파리 테러를 계기로 점차 힘을 얻는 모양새다.
프랑스의 우파 정당인 국민전선 마리 르펜 당수는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이민자 수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