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도심집회에서 전남 보성농민회 소속 백남기(69)씨가 '물대포를 맞는 장면'이라는 영상의 여러 가지 버전이 확산돼 혼선을 빚고 있다.

18일 경찰과 인터넷 등에 따르면 백씨 관련 동영상이 유포된 것은 집회일인 지난 14일 저녁부터다.

백씨는 그날 오후 7시께 종로구청 인근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중태다.

사건 직후 각종 SNS에는 '물대포 안면 직사 맞은 69세 농민 뇌진탕 생명 위급'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유포됐다.

17초짜리 영상에는 검은색 모자와 옷을 착용한 한 남성이 가만히 있다가 강력한 물대포 물줄기에 가슴을 맞아 튕겨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남성은 쓰러지고 나서도 물대포에 계속 맞았으며, 남성을 구하려던 집회 참가자 2명에게도 경찰은 계속 물대포를 쐈다. 인터넷 상에는 비난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 17초짜리 영상을 자세히 보면 이 남성은 백씨와 옷차림이 다르다는 점이 이내 지적됐다.

백씨는 당시 '보성군 농민회'라고 적힌 파란색 조끼를 입고 있었고 모자는 쓰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백씨가 맞은 같은 장소에서 물대포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찰은 그가 누구인지 언제 물대포를 맞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백씨가 병원으로 옮겨지는 구급차에 경찰이 물대포를 쐈다는 영상 장면도 실체와는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