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혐의로 15년 8개월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38·여)씨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가 결정된 가운데 여론의 관심이 제고되고 있다.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법정 앞은 빗속에도 18일 오전부터 취재진과 변호인단, 김신혜 지원 시민단체 회원들로 붐볐다.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김씨의 사연이 널리 알려진데다가 이날 결정이 복역 중 장기수에 대한 첫 재심인정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컸던 만큼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줄곧 "언니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김신혜 씨의 무죄를 호소하며 당사자만큼이나 재심 결정을 애타게 기다린 김씨의 여동생과 남동생 또한 긴장된 얼굴로 법정을 찾았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의 할아버지가 지난 5월 재심 개시 여부 결정을 위한 심문이 이뤄졌다는 뉴스를 보고 김씨가 석방된 줄로 알고 있어서 차마 법원에 모시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김신혜씨 여동생은 재판부의 재심결정이 나온 후 "재심 결정이 난 점은 기쁘다. 언니의 재심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대한변협 변호사님 등 많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하지만 형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은 정말 유감이다. 앞으로 험난한 과정이 있겠지만 이겨내겠다"고 말한 뒤 조용히 법원을 떠났다.

재판 후에는 변호를 맡은 대한변협 인권위 법률구조단과 시민연합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