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 반테러 국제 협력강화…강력 대응책 ‘성장·번영’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최근 세계 각지에서 잇따라 발생한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테러와 맞서 싸우기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역내 경제통합의 주요 수단으로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작업을 진전시키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APEC 정상들은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23차 정상회의를 열어 포용적 경제 성장 방안과 테러 대응책을 논의한 뒤 이런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
무역과 투자 자유화,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APEC이 경제가 아닌 안보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공동 선언문에 담는 것은 드문 일로, 테러 규탄 내용이 선언문의 거의 맨 앞부분에 자리잡았다.
최근 이집트 상공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폭발 추락, 프랑스 파리를 겨냥한 연쇄 테러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한 대규모 테러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인이 IS에 의해 처형된 사실이 확인되자 "테러주의는 인류의 공적"이라며 "인류 문명의 최저 한계선에 도전하는 그 어떤 테러 범죄 활동도 강력히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APEC 정상 선언문은 "테러리즘의 모든 행위·방식·관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테러와 싸우기 위해 국제사회 협력과 연대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테러리즘이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를 지탱하는 근본 가치를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성장과 번영, 기회가 테러주의와 급진화의 근본 원인을 다룰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선언문은 지역경제 통합과 관련,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FTAAP의 궁극적 실현을 위한 절차를 진전시킨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FTAAP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채택하고 2016년 말까지 공동 전략연구를 끝내기로 했다. 정상들은 내년 페루에서 열리는 차기 APEC 정상회의 때 연구 결과와 권고 사항을 받아보기로 했다.
APEC 회원국들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PD)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어 FTAAP가 현실화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되지만 아직 검토 초기 단계에 있다.
APEC 정상들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을 비롯해 최근 역내 FTA 진전과 FTAAP로 갈 수 있는 경로들의 성과를 확인했다"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의 조속한 타결을 독려했다.
RCEP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FTA다. RCEP 참가국의 인구는 총 34억 명이며 총 교역 규모는 10조6천억 달러로 전 세계 경제의 29%를 차지한다.
선언문은 불확실한 세계 경제 상황에서 내수 촉진과 빈곤 감소·퇴치, 불평등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고 'APEC 질적 성장 강화 전략', 2018년까지 창업과 건축 인·허가 등 5개 분야의 사업 환경을 10% 향상시키는 '기업환경개선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이와 함께 "통화 환율 정책에 대한 이전의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수출 촉진을 위한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저항하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