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조계종 화쟁위에서 민노총 한 위원장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19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중재 요청에 대해 "당사자, 정부 등과 함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이날 오후 조계종 화쟁위원회 긴급회의를 한 뒤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 위원장의) 요청 내용이 무엇인지, 각계 각층의 의견이 어떠한지, 사회갈등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살피겠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에 참여한 단체들과 함께 경찰과 대규모 충돌을 야기한 집회를 한 뒤 16일 조계사로 피신, 신변보호와 중재를 요청했다.

화쟁위원회 한 위원은 화쟁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정부와의) 중재를 적극 검 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화쟁위는 앞으로 사회 각계의 의견을 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한 위원장 거취에 대해 본격 개입하게 될 것으로 보이나, 일각에선 수배를 받고 있는 한 위원장과 정부 간 중재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도법 스님은 회견에서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들어온 것과 관련해 엄격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의견, 종교단체로서 자비행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 모두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것들"이라며 "오늘 회의는 다양한 사회적 의견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에 대한 고민과 숙의의 과정"이라고 전했다.

도법 스님은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에 대해선 "이미 하고 있는 상태"라며 "신도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말해, 일단 한 위원장의 강제퇴거는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 위원장에게 12월초까지 나가 달라고 요청했는지, 민주노총이 조계사를 투쟁본부로 쓰겠다는 제안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화쟁위원회는 사회 현안과 갈등을 중재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해 2010년 구성됐으며, 도법 스님 등 7명의 스님과 재가자인 각계 인사 8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