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서울대 새 총학생회장으로 국내 대학 사상 최초로 ‘커밍아웃’(동성애자의 성 정체성 공개)한 성소수자가 높은 투표율로 당선됐다.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치러진 제58대 총학생회 선거에 단독 출마한 '디테일' 선거운동본부의 정후보 김보미씨(23·여·소비자아동 12학번)와 부후보 김민석씨(19·정치외교 14학번)씨 당선됐다고 20일 밝혔다.

▲ 서울대, 첫 '커밍아웃' 성 소수자 총학생회장 당선…"당당하게 살자"

투표율(53.3％)이 개표 요건인 50％를 넘겨 성사된 이번 선거에서 디테일 선본은 찬성표 86.8％를 얻어 당선됐다. 반대는 11.2％였고, 기권 0.1％, 무효 1.9％였다.

김씨는 지난 5일 교내에서 열린 선본 공동간담회에서 "서울대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해 학내외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는 번번이 투표율 50％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되거나 연장투표를 거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높은 투표율로도 주목을 끌었다.

투표율 등의 문제로 재선거를 치르지 않고 11월 본선거에서 회장이 결정된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이며, 연장투표 없이 본투표에서 마무리된 것은 18년 만이다.

두 후보는 총학생회 선거 시행세칙에 따라 3일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당선인으로 확정된다.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