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사상 최악의 파리 연쇄 테러를 저지른 배후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가 경찰 검거 작전에서 사망했다고 프랑스 검찰이 19일(현지시간)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바우드는 사망했지만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자국에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파리 테러를 일으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전쟁을 선포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IS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바우드가 전날 진행된 경찰의 파리 북부 생드니 아파트 급습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건물 안에서 발견한 (아바우드의) 시신에는 총알이 많이 박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전 때문에 아바우드의 시신은 크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경찰은 건물에서 발견한 시신의 피부 샘플 유전자와 지문을 검사해 아바우드임을 확인했다. 모로코계 벨기에인인 아바우드는 지난 13일 파리 바타클랑 공연장 공격 등 129명의 사망자와 수백 명의 부상자를 낸 파리 연쇄 테러를 지휘한 총책이다.
아바우드는 올해 1월 다른 테러 계획이 벨기에 경찰에 발각되면서 시리아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프랑스 정보 당국은 그가 애초에 모국 벨기에를 떠나 시리아에 머물면서 이번 파리 테러를 지휘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검찰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이 테러 이전에 아바우드가 유럽에 있는지 몰랐으며 다른 유럽 국가로부터도 프랑스에 있다고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바우드가 유럽에 계속 머무르지 않고 시리아에 갔다가 유럽 국경을 통과해 프랑스로 돌아온 것으로 드러나면 국경 통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바우드는 샤를 드골 공항과 파리 외곽의 상업지구 라데팡스에 대한 추가 테러도 준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 뒤 파리 테러 이후 시리아뿐 아니라 이라크 내 IS에 대한 공격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궁)이 밝혔다.
프랑스는 파리 연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 내 IS 공습을 지속하고 있으며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도 IS 공습을 위해 출항시켰다.
올랑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파리 연쇄 테러 진행 상황 등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미국민을 대신해 끔찍한 공격으로 숨지거나 다친 이들의 가족과 프랑스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발스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프랑스가 테러 집단에 생화학 무기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를 겨냥해 구체적인 생화학 무기 테러 위협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발스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간 연장해 달라고 하원에 요청했으며 하원은 국가비상사태 연장 안을 통과시켰다. 이 안은 20일 상원에서도 무난히 통과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비상사태 시에는 공공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의심되면 법원의 영장 없이 가택 연금하거나 가택수색을 할 수 있다. 또 정부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 시민과 차량의 통행도 금지할 수 있다.
발스 총리는 또 이번 테러를 계기로 유럽 항공사들이 탑승객 정보를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고 유럽연합(EU)에 촉구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도 "파리 연쇄 테러 총책인 아바우드가 이번 사건 이전에 유럽에 있는지 몰랐으며 다른 유럽 국가로부터도 프랑스에 있다고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올해 말까지 EU가 '항공여객기록'(PNR) 공유에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회원국 내무장관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파리 테러 이후 국경 단속 강화 등 대테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 경찰은 시민 보호를 위해 국가 비상사태 기간에 근무 시간 이외에도 권총을 휴대할 수 있도록 했다.
발스 총리는 이날 저녁 현지 프랑스 2TV에 출연해 "(파리 테러 주범 가운데 한 명인) 살라 압데슬람이 프랑스에 있는지 벨기에에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서 "13일 파리 테러에 직접 관련된 개인이나 그룹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위협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테러범들이 난민 사태를 이용해 프랑스에 잠입했다고 말했다.
벨기에 경찰은 이날 브뤼셀 인근 9개 장소를 급습해 용의자 9명을 체포했다고 벨기에 언론이 보도했다.
검거된 9명 중 7명은 파리 국립경기장에서 자폭한 테러범 빌랄 하드피(20) 관련자들이라고 벨기에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나머지 2명도 파리 테러 관련 용의자이지만 자세한 혐의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파리 테러 직후 벨기에 경찰은 브뤼셀 서부 몰렌베이크 구역에서 대대적인 검색작전을 벌여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 벨기에 사법 당국은 이들 중 5명은 석방하고 나머지 2명은 기소했다.
벨기에 경찰은 파리 테러 주범 중 하나인 압데슬람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벨기에 경찰은 파리 테러에 사용된 폭탄 조끼를 제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폭발물 전문가를 쫓고 있다고 벨가 통신이 전했다.
'모하메드 K'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이 용의자는 프랑스 북부 출신으로 이번 사건의 자폭 테러범들에게 폭발물을 전달한 것으로 수사 당국은 보고 있다.
파리 테러로 벨기에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은신처인 것으로 드러나자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추가로 4억 유로(약 5000억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IS 선전매체 '푸라트'(Furat)가 전날 유포한 동영상에는 IS 대원 2명이 등장해 프랑스어로 "(우리가) 100명이 넘는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또 테러 직후 파리 시내 광장에서 잘못된 경보가 울려 시민이 놀라 뛰어다니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파리의 패닉 상태'에 대해 즐거워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IS는 파리 다음 표적으로 미국 뉴욕을 거론했다. IS가 공개한 약 6분짜리 동영상에는 한 남성이 자살 폭탄을 준비하는 과정과 함께 자살 폭탄을 가죽 재킷에 채우고 폭발 스위치를 쥐고 뉴욕 타임스스퀘어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