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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TBC 뉴스 캡처 |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 테러와 러시아 여객기 추락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이번엔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카에다 연계조직이 서아프리카 말리 호텔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불과 보름 만에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대형 테러 사건 3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두 단체가 경쟁적 테러 행각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국제사회의 이목을 모으려면 되도록 인명피해가 커야 하고 외국인, 민간인이어야 하는 탓에 테러의 표적이 더욱 광범위해진 상황이다.
IS와 알카에다 두 단체의 경쟁은 수년 전부터 알카에다 추종 세력이 IS로 서서히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격화됐다.
한때 국제 테러단체로 악명을 떨친 알카에다가 2011년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이후 쇠퇴하기 시작하자 IS는 더 급진적인 이슬람 사상을 내세워 세 확장을 노렸다.
빈라덴의 후계자로 알카에다의 새 지도자가 된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카리스마와 인기가 부족해 알카에다의 명성은 예전만 못했다.
그 시기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영토를 확보하고 승전보를 전하며 급진적 이슬람교도들을 끌어들였다.
IS는 알카에다와 달리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도 능숙하게 이용하며 급진 성향의 청년 대원들을 대거 포섭했다.
중동 내 알카에다 추종자들은 결국 작년 6월 이라크 모술에서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한 IS로 빠르게 이탈하기 시작했고 올해 이런 추세는 가속됐다.
'악명 높은 이슬람 무장 단체'란 명성이 알카에다에서 IS로 옮겨지는 현상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두드러졌다.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 거점을 둔 이슬람 조직 베이트 안사르 알마크디스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잔혹한 행각으로 유명한 보코하람이 대표적이다.
두 단체는 작년까지만 해도 알카에다 연계 단체로 분류돼 있었으나 인지도가 급상승한 IS에 충성을 다짐하며 노선을 갈아탔다.
알마크디스는 지난해 11월 IS 지도자에 충성을 맹세하고 조직명도 '시나 윌라야트'(시나이지방)으로 바꿨다. 이 단체는 지난달 31일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서아프리카에서 악명 높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보코하람도 과거엔 알카에다 연계 단체로 불렸으나 올해 3월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보코하람은 작년 4월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리게 한 단체다.
알카에다 입장으로서는 IS의 빠른 세력 확장이 반가울 리는 없다. 그렇다고 알카에다 연계 세력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완전히 힘을 잃은 것은 아니다.
시리아 북쪽에 근거를 둔 알카에다 연계 조직 '알누스라전선'은 여전히 시리아 최대 반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정권 전복을 노리는 알누스전선을 가장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에 말리 수도의 고급호텔에서 발생한 유혈 인질극도 알카에다 연계 단체 '알무라비툰'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 단체는 '말리에 있는 알카에다'란 이름의 성명을 내고 "알무라비툰의 용감한 기사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IS에 점점 텃밭을 잃어가는 알카에다 계열 조직 등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IS 연계 단체의 테러에 자극을 받아 더 자극적이고 인명 피해가 큰 테러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클 모렐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지난 8일 미국 CBS 방송에 "알케에다 등 다른 테러 단체들이 자신들의 조직이 IS에 가려지는 것을 막고자 경쟁적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