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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알무라비툰 지도자 몰크타르 벨모크타르(43). '사하라의 애꾸눈 해적왕'이라고도 불린다./사진=연합뉴스TV 캡처 |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파리 테러의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꼭 일주일 만에 벌어진 말리 호텔 인질극의 주범으로 '애꾸눈 테러리스트' 모크타르 벨모크타르(43)가 지목되고 있다.
그가 이끄는 테러단체 '알무라비툰'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알카에다 말리 공식 성명'에서 자신의 조직이 말리의 래디슨 블루 호텔 공격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우리 알무라비툰 조직은 말리 바마코 호텔에서 수행된 작전에 책임이 있다"며 "용감한 기사들이 (이슬람) 예언자를 조롱한 서방에 복수했다"고 밝혔다.
CNN방송은 알무라비툰이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와 공동으로 이번 공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모로코 뉴스통신사 알아크바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말리 정부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인질극을 벌였으며, 프랑스에 수감된 죄수들의 석방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의 주장이 사실인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미국 정보당국은 이번 사건이 '이슬람국가'(IS)나 보코하람보다는 알무라비툰과 AQIM이 공동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혀 여기에 무게를 실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도 이날 TF1 방송에 출연해 이 단체의 지도자인 벨모크타르를 언급하며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폭발물 사고로 왼쪽 눈을 잃은 벨모크타르는 알제리 출신으로, 1990년대 초반 오사마 빈라덴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우며 '지하디스트'의 길을 걸었다.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한 그는 AQIM의 전신이자 강경 무장 분파인 살라피스트 선교전투그룹(GSPC)을 공동 창립했고, AQIM의 지휘관으로 알제리 내전에서 명성을 떨쳤다.
북아프리카 일대의 밀수, 납치, 반란 사건에서 이름이 자주 등장한 그의 이력에 올라있는 최악의 테러는 지난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39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미국인 3명을 포함해 주로 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에게는 미국 정부가 500만달러(약 58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지난 2013년에는 아프리카 차드군의 공격으로, 올해 6월에는 미군의 공습으로 각각 사망했다는 발표가 나오는 등 수 차례 사망설에 휩싸였음에도 버젓이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절대 잡히지 않는 자', '사하라의 해적왕', 담배밀수로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고 해서 '미스터 말버러' 등의 별명을 얻었다.
벨모크타르는 지난 2012년 12월 AQIM을 떠나 '마스크를 쓴 여단'으로 불리는 자신만의 조직으로 독립했다.
그는 2013년 이 조직을 말리 북부를 장악한 '서부 아프리카의 통일과 지하드를 위한 운동'(MUJAO)과 합병해 알무라비툰을 탄생시켜 알카에다의 서아프리카 지부를 자처했다.
지난 5월에는 알무라비툰의 또다른 지도자급 인사가 IS에 충성을 맹세한다고 선언했으나, 벨모크타르는 이후에도 IS와 경쟁관계인 알카에다에 계속 충성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주로 말리 북부의 유목 부족인 투아레그족과 아랍인들로 구성돼 있으며 말리 북부와 알제리 남부의 국경지대를 주 활동무대로 삼고 있다.
극단주의 이슬람 사상을 바탕으로 한 잔인한 행각으로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악명이 높다.
올해 3월 말리 수도 바마코의 나이트클럽에서 프랑스인과 벨기에인 등 5명을 숨지게 한 총격 사건, 8월 말리 중부 세바레의 한 호텔 인질극으로 유엔 직원과 말리 군인 등 9명이 사망한 사건 등의 배후를 자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