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배후 인물,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인 “교묘하게 사람 조종해”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사망자 130명, 350여 명의 사상자를 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끔찍한 ‘파리 테러’ 사건의 핵심 배후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아프리카 동부의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 출신의 프랑스인 파비앵 클랑(37)이 파리 테러를 비롯해 유럽에서 발생한 일련의 테러를 배후에서 조종한 핵심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클랑은 파리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한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어 메시지를 녹음한 장본인이다. 다. 프랑스 보안 당국의 수사 결과 클랑은 IS에서 850명에 달하는 프랑스·벨기에 출신 전투원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았다.
한 관계자 “(클랑이) 그저 인터넷에서만 활동하는 ‘페이스북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아니다”며 파리 테러를 기획한 주동자 중 한 명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레위니옹 섬 출신인 클랑은 프랑스 툴루즈로 이주한 뒤 1990년대에 이슬람으로 개종, 2000년대 초반 극단주의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클랑의 지인은 “그는 사람들을 개종시키는 재능과 교묘하게 조종하는 재주 덕분에 툴루즈의 이슬람 원리주의 일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고 증언했다.
클랑은 2012년 툴루즈에서 유대인 어린이 3명 등 7명을 총격 살해한 테러범 모하메드 메라와도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친동생 장미셸과 이슬람교 물품을 파는 가판대로 생계를 이어갔고 이들 형제의 아내들은 모두 전신을 가리고 눈 부위만 드러내는 이슬람 여성 의상인 부르카를 입고 다녔다.
2009년 클랑은 이라크의 미군과 맞서 싸울 지하디스트를 모집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 가기 전 클랑은 이스라엘과 연관 있다는 이유로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 테러 위협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바타클랑 극장은 지난 13일 발생한 테러로 89명이 사망한 곳이다. 클랑은 2012년 감옥에서 나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으로 이주, 아랍어 교사로 일하다가 2014년 시리아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클랑은 올해 4월 비예쥐프 시 테러를 저지르려던 알제리 출신 대학생 아흐메드 글람이 실수로 자신의 다리를 총으로 쏘고 응급 치료를 받다가 붙잡히면서 다시금 프랑스 당국의 감시망에 걸렸다.
글람은 클랑 외에 이번 파리 테러를 주도하고 은신해 있다가 지난 18일 프랑스 경찰의 급습으로 사망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로부터도 지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