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69)의 가족·농민단체가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가톨릭농민회·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회원 30여명은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찰의 살인적 폭력진압은 이미 동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변명할 수 없는 사실로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백남기 농민에 대한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행에 대해 외면하고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까지 들먹이며 국민에 대한 적개심을 고양시켰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상황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시위 당시 상황과 백씨의 현재 상태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면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전남 보성군 농민 문경식씨(60)는 "경찰은 당시 어두워서 잘 안 보였다고 변명하지만, 사고 당시 나도 근처에 있었는데 (밝아서) 다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대통령이라면 가족의 슬픔을 어루만져야 할 텐데 아직 백씨의 생명이 위중한 데 대해 말 한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물대포는 한 방 맞으면 뒤로 나가떨어지고 머리가 깨지는 무기"라며 "(백씨에게 물대포를 쏜) 책임자를 처벌하고 사죄하도록 하라고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면담요청서를 청와대에 제출했으며, 답변은 이번 주까지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