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한국의 '두뇌 유출'(brain drain)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전체적인 인재확보 능력은 세계에서 중위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15 세계 인재 보고서'(IMD World Talent Report 2015)에 따르면 인재확보 능력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종합 31위에 올랐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9계단 상승한 것으로 2005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세부항목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두뇌 유출로 인한 국가 경제의 경쟁력 저하 문제가 18번째로 심각한 나라로 꼽혔다.

실제로 2012년 조사에서 미국 내 한국인 이공계 박사학위자 1400명 가운데 60%가 미국 잔류 의사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김진용 박사는 "유학생 기준으로 보면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국내에 들어오는 사람보다 2.5배 많다"고 말했다.

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가진 것이 없는 한국은 인재 양성으로 성공한 나라"라면서 "두뇌 유출 현상이 계속되는 것은 한국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MD는 매년 각국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유치하며 계속 보유하는 능력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 3개 부문 가운데 투자·개발 요인과 매력도 요인 부문에서 각각 32위였으며 준비성 요인 부문에서 31위로 종합 31위를 차지했다.

이번 IMD 보고서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세부 항목을 보면 '15세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PISA)에서 4위였으며 '노동력 증가율'(2.56%)은 9위였다. '인재 유인 및 확보'와 '소득세 실효세율'(9.40%)은 각각 13위, '건강 인프라' 항목은 16위였다.

반면 '생활비지수'는 56위, '노동자 의욕'에서는 5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또 '교사·학생(중등교육) 비율'은 48위였으며 '전체 노동력 가운데 여성 비중'(42.02%)과 '관리자의 국제 경험'은 각각 47위였다.

이밖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육비 공적 지출'(4.62%)과 '직원 교육'은 33위였으며 '삶의 질'은 40위였다.

'숙련 노동력'은 23위, '교육 시스템의 경쟁력 부합'은 25위였다. '충분한 과학 교육'과 '대학교육의 경쟁력 부합'은 각각 21위와 38위였으며 '외국어 능력'은 29위였다.

한편 종합순위 정상은 지난해에 이어 스위스가 차지했다. 스위스는 지난 11년간 1차례를 제외하고 1위를 지켰다.

2위는 덴마크, 3위는 룩셈부르크였으며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핀란드, 독일, 캐나다, 벨기에, 싱가포르 순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미국은 14위,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21위와 27위였다. 일본은 28위, 중국은 40위였다.

IMD는 각국의 경쟁력 관련 통계를 취합하고 기업 임원들에 대한 심층 설문조사까지 더해 순위를 매겼다.

스위스에 있는 IMD는 매년 국가경쟁력 순위도 발표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IMD의 2015년 국가경쟁력 랭킹에서 한국은 25위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1계단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