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공군이 올해 들어 최신예 전투기 F-15K의 엔진 일부 부품을 3D 프린터로 찍어내 예산이 절감되고 부품 조달기간도 대폭 단축됐다.

공군은 26일 F-15K에 탑재된 F110 엔진의 고압터빈 덮개 14개를 올해 3D 프린터로 찍어내 정비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고압터빈 덮개는 고온고압의 연소가스 통로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연평균 10여개가 소요된다. 신품 구매 단가는 4천만원이며 이를 국외에서 조달하려면 60일이 걸린다.

그러나 3D 프린터로 이 부품을 찍어내면 개당 수리비는 300만원에 불과하고 부품 조달기간은 20일로 신품 구매 때보다 40일이 단축된다. 올해 이 부품값만 3억700만원을 절감했다.

공군은 2012년 9월 F-15K 엔진의 고압터빈 덮개 마모 결함을 발견한 뒤 이듬해 7월 3D 금속프린트 전문기술을 가진 (주)인스텍과 이 부품을 3D 프린터로 찍어내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2년여간의 실험을 거쳐 엔진 제작사인 GE사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아 지난 1월 재생수리 기법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군수사령부 예하 83정보통신정비창과 85정밀표준정비창에 3D 프린터를 설치해 단종 부품이나 조달기간이 많이 걸리는 부품을 찍어내기로 했고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3가지 품목의 항공부품과 13가지의 지상장비 부품 시제품을 생산했다.

CN-235 수송기 스피커 덮개와 KT-1 기본훈련기 전원계통 계전기 덮개, 교육용 모형 무인기 엔진, 교육용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 모형 등이 대표적인 생산품이다.

앞으로 시제품을 양산해 보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연간 1억3천만원의 예산 절감과 7~15개월의 조달기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군 군수사령부 기술관리과장 이봉세(47) 대령은 "3D 프린팅 기술을 항공부품 제작에 도입해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고가의 국외 부품을 자체 제작하거나 수리해 국방예산을 절감하고 조달기간을 단축하는 등 창조국방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