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일본은행이 사상 최대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끝내고 테이퍼링(점진적 자산매입 축소)에 나선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은행은 테이퍼링을 위한 비용 확보를 위해 현재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사들인 채권 등 자산보유 수익의 절반을 적립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바클레이즈 등의 분석이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게 되고, 일본은행이 예치금리를 현행 0.1%에서 2017년말 1%로 올린다면 초과준비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4조엔(37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은행은 현행 계획대로라면 테이퍼링을 위해 연간 4000억엔씩을 적립할 수 있겠지만, 크게 모자라는 수준이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2013년 양적완화를 시작한 이후 일본 시중은행들이 일본은행에 예치한 초과준비금은 4배 늘어난 215조엔에 달한다.
바클레이즈 쿄헤이 모리타 이코노미스트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조금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돌에 물 한 방울 얹는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턱없이 모자란다"면서 "일본은행은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자기자본에 손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치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운 현재에도 양적완화의 부산물로 급팽창한 초과준비금에 대해 지급하는 이자는 올해 3∼9월 1060억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늘어났다.
구로다 총재는 내년 10월과 2017년 3월 사이에 물가상승률 목표 2%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앞서 지난 10월 30일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시기를 6개월 늦췄다.
SMBC니코증권 히데노리 수에자와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가 2017회계연도까지 연장된다면 일본은행은 발행채권 중 절반을 보유하게 되며, 그 때에 점진적으로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면 엄청난 손실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라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월 사상 최저치인 0.195%까지 내려왔다. 현재는 0.295%다. 이는 스위스에 이어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