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 늘리고 싱글족 소비 패턴 맞춰 소용량 제품 내놔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제과업계가 소비자의 마음을 읽기 시작했다. 제품의 양에 비해 과도한 포장으로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면 1인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소용량·소포장 제품을 내놓는 등 소비자가 원하는 것들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 국내 제과업체들이 제품의 양에 비해 과도한 포장으로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면 1인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소용량·소포장 제품을 내놓는 등 소비자가 원하는 것들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롯데제과

그동안 ‘제품이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는 이유로 제품의 양보다 지나치게 질소의 양을 과도하게 넣어 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과도한 포장에 대해서도 제과업체들이 조금씩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지난해 ‘착한 포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업계 최초로 가격변동 없이 제품의 중량을 늘린데 이어 롯데제과도 이에 동참한 것.

오리온은 현재까지 총 21개 제품의 포장재를 축소하고 9개 제품에 대해서 증량을 단행했다.

실제로 오리온의 대표과자로 꼽히는 ‘포카칩’은 기존 60g에서 66g으로, 124g 규격은 137g으로 각각 양을 늘렸다. 또한 초코파이情의 양도 11.4%로 늘렸으며, 뉴팝을 군옥수수맛으로 리뉴얼하면서 10%의 양을 늘렸다.

제품의 양을 늘리면서 이들 제품의 매출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무게를 10% 늘린 포카칩의 지난 10월 한 달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138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제과 역시 가격변동 없이 초코파이, 자일리톨껌의 중량을 늘린다. 

롯데초코파이는 개당 중량을 35g에서 39g으로 11.4%를 늘리고, 롯데자일리톨껌(오리지널, 핑크민트, 아이스민트 리필 포장 3종)도 97g에서 108g으로 11.3% 증량한다.

중량을 늘리면서 초코파이는 마시멜로우와 초콜릿이 더 들어가고, 자일리톨껌은 한 봉지당 껌 7알이 더 들어간다. 이들 제품은 12월 생산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점포에 진열될 예정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올해 3월 꼬깔콘(봉지팩)의 포장공간 비율을 올해 기존 18%에서 16%로 줄이고, 찰떡파이는 8월부터 케이스의 공간 비율을 기존 12.4%에서 7.1%로 줄였다”며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올 초부터 포장 개선 노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소비자 만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 오리온은 1인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소량으로 사는 것을 선호하는 싱글족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 소용량 제품들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오리온

한편, 오리온은 1인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소량으로 사는 것을 선호하는 싱글족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 소용량 제품들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초코파이情은 올해 3분기 낱개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고, 닥터유 에너지바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싱글족이 많이 찾고 있다. 또한 올해 7월 첫 선을 보인 젤리밥은 2030여성들 사이에서 혼자 즐기기에 적당한 양의 디저트 간식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4개월 만에 320만 봉지가 넘게 팔렸다.

오리온 관계자는 “과자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맛, 용량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파악해 제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