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미국이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에 있는 미군 기지 부지 가운데 일부를 우선 반환한다고 미·일 양국 정부가 발표했다.
이는 주일 미군 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의 갈등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일본 여당에 미칠 악영향을 피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는 주일 미군기지로 사용되는 오키나와현 내 토지 가운데 약 7㏊를 2017년 중에 일본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총리관저에서 발표했다고 4일 교도통신을 인용해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반환 예정 토지는 오키나와 본섬 기노완시에 있는 미군 후텐마 비행장 부지(약 481㏊) 가운데 약 4㏊와 같은 섬 소재 우라소에시의 미군 마키미나토 보급지구에서 국도에 인접한 약 3㏊다
이날 합의대로라면 마키미나토의 토지는 예정보다 약 8년 빨리 반환되는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후텐마의 4㏊는 1990년에 미국과 일본이 반환에 합의했으나 실행되지 않았고 1996년에 이를 포함한 후텐마 비행장 부지를 전면 반환하기로 양국이 확인하기도 했다.
이 땅(4㏊)은 비행장 동쪽에 해당하며 기노완시가 장차 예정된 후텐마 비행장 이전에 앞서 미리 반환해달라고 요구하던 토지다.
기노완시는 토지를 돌려받으면 도로 건설 공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일본은 또 미군기지 '캠프 포스터'의 일부 구역을 기노완시가 미군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합의했다.
시는 도로 정비를 위해 내년부터 이 구역에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양국 정부가 토지 반환에 합의한 것은 후텐마 비행장을 옮기는 계획을 두고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의 대립이 격화하는 것이 내년 1월 기노완 시장 선거나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 현 지사와 일본 정부 사이에는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두고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아베 신조 정권은 현재 미군 기지로 사용되는 토지를 반환한다는 합의를 발표해 미·일 양국 정부가 주민 불편과 위험을 줄이고자 노력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후텐마 비행장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해 일본 정부의 기지 정책에 대한 주민의 반감을 누그러뜨리려는 구상이다.
4일 발표된 양국 합의문에는 후텐마 비행장을 현재 계획대로 같은 섬 북쪽의 헤노코 연안으로 옮기는 것이 미군 기지 문제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취지가 명시됐다.
이에 반해 오나가 지사는 후텐마 비행장을 헤노코로 옮기는 것은 기지를 고착화시키므로 오키나와현 외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나가 지사는 양국 정부의 합의에 관해 "재판으로 다투는 가운데 헤노코로 이전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한 것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