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젊은이들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한적한 시골마을은 초저녁만 되면 발길이 뚝 끊긴다. 잠을 청하기 전 할머니들은 놀이터나 마찬가지인 마을회관으로 하나, 둘씩 모여든다. 100원짜리 동전에 화투장이 익숙한 놀이 풍경이다.
마을 전체 42가구가 사는 전형적인 조그마한 시골마을. 세상일에 무관심 하듯한 마을은 지금껏 있는 듯 없는 듯 했다. 42가구 82명의 주민 중 30%는 박씨성을 가진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새로운 이웃들이 찾아 든 모양새는 여느 시골의 전경과 다름없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그저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그 일은 바로 전 국민들의 관심이 쏠렸던 ‘농약사이다 사건’.
|
|
|
▲ '농약 사이다' 유가족 "억울" 오열한 사연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YTN 캡쳐 |
뜨겁던 지난 여름이었던 7월 14일 14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이모(89) 할머니 등 60~80대 할머니 6명이 냉장고 안에 있던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이 중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같은 마을에 사는 박모(82) 할머니였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 굳게 문이 닫힌 마을 회관은 아직까지 열리지 못하고 있다.
박모 할머니는 살인 및 살인미수로 구속된 후 지루한 재판이 시작되었고 ‘농약 사이다’ 사건은 전국의 화제로 떠올랐다. 당시 농약 사이다 사건에 대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에도 사건의 진상를 밝혀 달라는 수많은 청원이 있었다.
지난 11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최종 의견진술에서 검찰은 “범행 방법이 잔혹한 점, 범행이 대담한 점, 죄질이 나쁜 점, 범행을 부인하는 점, 마을을 파탄 낸 점 등을 들어 피의자인 농약사이다 박 모 할머니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생명 존엄의 가치에 의문을 던진 충격적인 사건이다. 피해자를 위해서 정의를 실현시켜 달라”며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 7일부터 5일간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배심원들 7명 전원은 만장일치로 유죄의견을 냈고, 형량에 대해서도 7명 전원이 검찰의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제시했다.
유죄가 선고되자 피고인 가족들은 고개를 떨구며 오열했다. 이들은 "정확한 증거가 하나도 없다. 절대 받아들 일수 없는 결과“라며 "수사당국이 제출한 증거 중 유죄 입증 증거로 채택될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연 농약 사이다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 진실 규명 청원이 줄을 잇고 있어 향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룰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