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이번 주 안에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는 애초 예상보다 폭이 커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르면 16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인사를 발표할 계획으로 15일 전해졌다.
대검 차장과 서울고검을 비롯한 전국 5개 고검장, 법무연수원장,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차관 등 고검장급 직책 9자리에 누가 보임될지가 정해진다.
기존 검사장급 인사의 전보 인사와 검사장 신규 승진자도 함께 결정된다.
고검장 직급에 포진한 사법연수원 17기 4명 중 김경수 대구고검장과 조성욱 대전고검장이 용퇴하면서 검찰이 조직 안정보다는 분위기 쇄신을 택한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보고 있다.
검찰 연소화를 막고 조직 안정을 위해 17기 고검장 4명이 모두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예상을 깨고 2명이나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퇴임을 앞둔 임정혁 법무연수원장의 직책을 포함해 현재 4자리인 고검장 공석이 6자리로 늘어난다. 이는 고검장 승진 규모 증가, 승진 못 한 검사장들의 줄사퇴, 검사장 신규 승진 확대로 이어진다.
조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직의 글을 남겼다. 그는 "검사의 소임을 무사히 마치고 새 길을 가려 한다"며 "검찰 가족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적었다. 글의 말미에는 청마 유치환의 시 '행복'을 인용하기도 했다.
김 고검장도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기로 결심하고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검사장급 인사들의 사직서 제출도 잇따랐다. 전날 정인창 부산지검장에 이어 강찬우 수원지검장과 오광수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도 이날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리고 사직을 공식화했다.
강 지검장은 "10여년 전 썼다가 간직했던 사직서를 드디어 오늘 제출했다"면서 "산을 오르면 내려가야 하듯이 이제 하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고맙고 행복했다"고 썼다.
오 국장은 "그동안 분에 넘치는 격려와 성원을 받았다"면서 "법무·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조직이 되기를 온힘을 다해 성원하겠다"고 말했다.
정 지검장과 강 지검장, 오 국장을 포함해 사법연수원 18기 검사장 중 6∼7명이 법무부에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수 고검장과 정 지검장, 강 지검장 등은 모두 부산·경남(PK) 출신이어서 검찰 고위 간부 중에 PK 출신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키워드는 '발탁'이라는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수원 기수가 낮은 검사장이 고검장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눈에 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18기 검사장 중에 고검장으로 승진할 인사가 3∼4명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려 있다.
법조계에서는 18기 중 이미 고검장으로 승진한 김주현 법무부 차관 외에 오세인 서울남부지검장과 문무일 대전지검장, 이영렬 대구지검장 등이 고검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수원 18기로 채우지 못한 고검장 직급은 19기 검사장 중 2∼3명을 발탁해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윤갑근 대검 반부패부장, 이창재 서울북부지검장, 황철규 서울서부지검장, 김강욱 의정부지검장, 김진모 인천지검장, 조은석 청주지검장 등이 19기 중 발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직급뿐 아니라 보직 측면에서도 19기에 중책을 맡길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그동안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김주현 차관과 오세인 지검장의 경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와 더불어 김진모 인천지검장 등 19기 인사들의 선임 가능성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인사는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폭이 커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연수원 21∼22기가 대상인 검사장 신규 승진 규모 역시 당초 10명을 밑돌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3명 안팎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