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5일 고향 부산을 방문해 '친정'인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또한 정치 세력화 과정에서 인물 영입을 위한 3가지 원칙을 처음으로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면서 야권 재편의 첫 깃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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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5일 고향 부산을 방문해 '친정'인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안철수 의원 SNS |
안 의원은 이날 부산지역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 여망을 정치적 소명으로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새정치연합은 평생 야당하기로 작정한 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자신의 탈당을 비난하는 데 대해서는 "다른 사람을 무조건 배척하고 비난하는 것이 집권과는 계속 멀어지는 그림"이라며 "물이 천천히 뜨거워지면 따뜻해서 안락하게 있다가 물 온도가 올라가서 죽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도 했다.
또한 "그냥 봉합해서 그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것이다. 무난하게 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10대 혁신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을 두고는 수술이 필요한데 항생제를 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인물 영입 3원칙으로 ▲반(反)부패 ▲반(反)이분법 ▲반(反)수구보수를 제시하며 정치 세력화의 구상을 첫 공개했다.
반부패 사례로는 막말과 갑질을, 이분법적 사고로는 순혈주의와 폐쇄주의, 온정주의, 이중잣대 등을 꼽았다.
이는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 시절 제안한 부패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 등 혁신 원칙의 연장선상으로, 새정치연합내 친노 강경파와 86운동권 출신 인사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거듭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으로 안 의원은 인물 영입에 있어 반수구보수 원칙에서 합리적·개혁적 보수는 제외해 협력의 여지를 열어두는 등 외연 확장의 의지를 드러냈다.
안 의원은 신당 창당시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가는 질문"이라며 "그저께까지도 저는 탈당할 줄 몰랐다. 이제 시작"이라고 웃어 넘겼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 지역 기자단과 오찬 및 티타임, 지역 방송사 인터뷰를 하며 지역 언론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또한 부산경제진흥원 창업지원센터 청년창업가 간담회에 참석하고 지역 보육시설 '이삭의 집'을 방문하는 등 이날 하루만 6개 일정을 소화했다.
청년창업가 간담회에서는 새정치연합 전순옥 의원의 의정활동을 언급하던 중 "저희 당에…아, 지금은 아닙니다만"이라고 말실수를 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마지막 비공식 일정으로 지역 지지자 모임인 부산내일포럼 송년회 행사에도 참석했다.
부산내일포럼은 참석자 방명록에 이름과 연락처, 탈당 여부를 기재하도록 하는 등 본격적으로 탈당 및 세결집에 대비했다.
행사장에는 "안철수의 새로운 시작, 우리가 함께 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안 의원이 탈당 후 지방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 부산 방문이 처음으로, 안 의원은 탈당을 불사한 '최후통첩' 뒤 칩거 첫날인 지난 7일에도 부산을 찾았다.
이처럼 안 의원이 부산을 중시하는 것을 두고 안 의원이 자신의 고향이자 전통적 야도였던 부산에서 제2의 '안풍(安風)'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오는 17일 광주, 다음 주 대전을 방문하는 등 전국 순회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광주 방문은 1박 2일 일정도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