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여야 지도부가 15일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선거구 획정을 위해 막판 담판에 나섰지만, 7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협상에도 결국 아무런 열매를 얻지 못한 채 등을 돌렸다.
정 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10분께 국회 본관 의장 집무실에 비장한 표정으로 모여들었다.
여야 정개특위 간사인 이학재·김태년 의원도 배석한 채 상당히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정 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오찬 약속 등을 모두 취소하고 초밥 도시락을 먹어가며 협상을 진행했고, 오후 5시53분께 협상이 결렬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문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정 의장도 오후 1시께 화장실을 가려고 의장실을 나섰을 뿐 회동 마지막까지 두문불출했다.
이날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이면서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인 만큼 외부의 시선이 따갑다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의 노력을 보이려는 제스처로 받아들여졌다.
정 의장은 협상 시작 전 "문을 걸어잠그고 교황 (선출)식으로 하더라도 결판을 내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는 회동 내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기도 했다. 협상장 안에 외부인의 입장은 일절 금지됐고, 도시락과 커피, 물만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오후 2시 잡혀 있던 본회의는 개의 시간을 기약하지 못했다.
새누리당도 애초 오후 1시30분으로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오후 3시로 연기했다가 다시 오후 4시와 5시로 잇달아 연기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협상에서 쟁점 법안의 처리도 함께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협상장에 불려들어가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처리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는 협상이 끝나자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일제히 돌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는 농어촌에 배려하는 것이 양당이 합의한 정신에 부합함에도 야당이 계속 다른 선거제도를 들고 나와 협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의원은 "새누리당이 모든 사안을 유불리로만 판단하고 선택하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위해 한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느냐는 관점이 아니라 유리하냐, 안 하느냐만 선택한다"고 주장했다.